윤순봉 사장 '개혁 메스'…"삼성서울병원 글로벌 1위로"

입력 2012-09-12 11:02 수정 2012-09-1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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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건희 회장 '신경영 DNA' 이식…암·심혈관 등 맞춤형 특성화센터 육성

“삼성서울병원의 혁신은 이제 시작입니다. 미국의 MD앤더슨이 경쟁상대입니다.”

윤순봉(56) 삼성서울병원 사장이 처음으로 개혁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삼성그룹 내에서 ‘혁신 전도사’로 불리는 윤순봉( 전 삼성석유화학 사장)이 삼성서울병원 사장으로 취임한지 10개월만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삼성이 신경영 DNA를 이식해 20개 의료부문에서 세계 최고 의료기술을 갖춘 글로벌 선도병원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 진료과를 환자 맞춤형 진료특성화센터로 전환하고 암, 심혈관, 뇌신경 장기이식 센터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각오다.

삼성그룹은 17년 만에 처음으로 삼성서울병원의 경영진단을 실시하고 삼성그룹의 요직을 거친 윤순봉 사장을 지원총괄 사장 겸 의료사업 일류화 추진단장으로 임명했다. 현재 의료사업 구조가 그룹에서 정한 5대 신수종 사업 중 바이오·헬스케어 부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하고 서울아산병원 등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윤 사장은 삼성비서실 재무팀을 거쳐 삼성경제연구소 신경영연구실에 근무하며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한 인물로 알려져 있어 삼성서울병원의 재도약을 위한 구원투수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그가 처음으로 혁신 시나리오를 공개하고 난후 반응은 엇갈렸다. 삼성석유화학에서 3년간 적자였던 재정 상태를 흑자로 바꿨던 윤 사장의 능력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발휘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한편으로는 개인적 성향이 강한 분위기에서 어떻게 동기부여 해서 이끌고 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해답이 빠져있다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다.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7500명의 직원이 이 비전에 공감하고 동참하지 않으면 실현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 이미를 알고 있는 윤 사장은 2주에 한 번 직원들 대상으로 공개 강의를 진행하며 공감대 형성과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아직 직원들의 참여는 많지 않다.

기자와 따로 만난 자리에서 윤 사장은 오늘 공개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며 벌써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이 경쟁상대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암 전문병원인 MD앤더슨이 경쟁상대라고 강조했다.

‘스마트 병원’ 전략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그의 의지도 엿보였다.

“스마트 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 게임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입원 예약부터 퇴원까지 모바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10개 이상 개발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그림이 나올 것입니다.”

하루 평균 외래환자수가 개원 18년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것과 관련해 윤 사장은 “환자를 20명 보던 것을 10명으로 줄이고 환자를 최선으로 볼 수 있도록 시간에 쫓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면서 “삼성서울병원은 환자수·병상수와 같은 양적경쟁에서 탈피해 오직 질로만 승부하는 병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삼성의 전 법무팀장이었던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관련 폭로 사건 당시 삼성 그룹의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을 때 모래폭풍이 부는 사하라 사막에서, 눈발 날리는 시베리아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던 삼성 그룹의 이미지 광고는 윤 사장의 아이디어였다. 전문경영인인 그가 그룹과 국민을 감동시켰다면 이제 의료진과 환자들을 어떻게 감동시킬지가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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