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 '시련의 계절'

입력 2012-08-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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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계 은행 선박금융 대출 옥죄기…수주물량 최소 위기

유럽 은행들이 선박금융에 대한 대출 조건을 강화하면서 국내조선사의 발등에 불이 붙었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 수주 물량의 70% 가량은 유럽 선주들이다. 유럽 은행들이 재정위기로 디레버리징(부채축소)에 나서면서 선주들의 발주 물량이 급격히 줄거나 발주 취소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이로인해 2009년 금융위기 직후를 넘어 1998년 외환위기 때와 같은 시련의 계절이 오는 것 아니냐는 조선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0일 해운·조선 관련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의 ‘마린넷’은 유럽 은행들이 선박금융에 대한 대출조건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BNP파리바는 올 중순부터 선박금융의 신규 추진을 중단했다. 크레디아그리꼴은 대출 기준을 강화해 사실상 신규 선박금융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마린넷은 분석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독일 2위 은행이 코메르츠방크가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선박금융사업을 포기했다.

마린넷은 유럽 은행들이 재정위기 장기화로 큰 돈이 들어가는 선박금융을 꺼리고 있다고 봤다.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젤3 협약이 시행되면서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하는 고충이 있다. 업황 부진으로 인한 조선업체들의 재무구조 악화도 이유로 들었다.

선주들은 배를 발주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손을 내민다.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선가를 조달받기 위해서다. 은행에서 50% 가량을 조달하고 자체자금과 선박펀드 등을 이용한다. 선가의 70~80%는 대출로 채우는 구조다. 은행이 대출을 옥죄면 선주들의 발주는 어려워진다.

최원경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유럽 선주들의 파이낸싱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다 보니 국내 조선업황도 하락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유럽 은행이 선박대출을 옥죄자 국내 조선사들은 수주한 물량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스웨덴 스테나벌크에게 지난해 10월 수주한 17만㎡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의 계약이 발효되지 못하고 있다. 스테나가 건조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LNG운반선은 석유제품운반선인 벌커나 탱커보다 수익성이 확실해 은행 대출이나 투자를 받기 더 쉽다. LNG운반선의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것은 그만큼 유럽의 선박금융이 침체돼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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