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모 "딸 문제 남의 일 아냐" vs 사위 "처가 지나친 간섭 NO!"

입력 2012-05-0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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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장서' 갈등

#7년차 맞벌이 부부인 A씨(아내, 43세)는 결혼 초기부터 친정어머니가 조금씩 살림을 도와줬다. 임신 후 아예 집을 합쳐 살게 됐고, 이후 친정어머니와 남편의 갈등은 시작됐다.

남편이 육아나 집안일을 거의 도와주지 않는 것에 대해 친정어머니는 불만을 이야기한다. 이에 남편은 잔소리로 여기고 듣기 싫어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깊어졌다.

결국 친정어머니와 남편은 크게 부딪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대화를 하지 않고, 점점 친정어머니와 남편의 소통은 단절됐다.

딸(아내)이 중재역할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양쪽 모두 감정이 상한 상태여서 긍정적인 관계로 회복이 어려워졌다. 다시 분가를 하려고 해도 아이가 어린데다 맞벌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결혼 3년차인 B씨(남편, 35세)의 아내는 출산과 동시에 회사를 그만뒀다. 아내는 아직 5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혼자 보기 어려워하더니 급기야 처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B씨가 회사 일이 바빠 아이와 아내에게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되자 소소한 부부싸움이 처가식구와의 갈등으로 번졌다. 처가로 가버린 아내와 대화를 하고자 전화를 해도 장모님이 받아 아내와 대화하기가 어렵다.

처가 식구들이 외동딸인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되지만 부부의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처가 식구들의 간섭이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결혼 17년차인 C씨(남편, 50세)는 주말이 두렵다. 유난스러울 정도로 처가 식구들은 가족 모임이 잦다. 결혼 초기에는 자주 얼굴보고 편하게 지내는 처가 식구들이 부러웠지만 너무 잦으니 오히려 부담스러운 마음마저 든다.

자주 모이다 보니 시시콜콜한 집안일은 모두 처가와 공유되고 공유에서 끝나지 않고 참견과 조언까지 듣게 되니 처가에 가기 싫고, 조언은 잔소리로만 여겨진다. 처가에 가서도 TV를 보거나 다른 방에서 혼자 휴식을 취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처가 식구들은 어렵고 불편하니 자꾸 피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게다가 주말엔 좀 쉬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아내는 “왜 우리 식구들과 친해지지 않고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있느냐”며 잔소리를 하고 부부싸움도 잦아졌다.

◇빠르게 늘고있는 장서갈등 = 최근 처가와 친밀관계 형성이 증가함과 함께 장서 갈등이라는 새로운 가족 간의 갈등이 대두되고 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인 고부갈등은 사회적인 공론화가 되어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다.

반면 장모와 사위의 갈등인 장서갈등은 공감대 형성이 부족해 갈등에 대한 인식조차 못하거나 해결책을 찾지 못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사례가 빈번해 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인구주택조사 결과에 따르면 처가살이하는 남성이 5만 3000명, 시집살이를 하는 여성은 19만 명으로 여성의 시집살이가 월등히 많다.

하지만 지난 1990년과 비교해보면 처가살이 남성이 1만 8000명에서 2010년에는 5만 3000명으로 약 3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시집살이를 하는 여성은 44만 명에서 19만 명으로 절반이상 감소했다.

처가살이를 하지 않더라도 부인의 입장에서 편안한 친정과의 왕래가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처럼 장모와 사위의 갈등 또한 증가하고 있다.

기존의 남성중심적 사고와 가부장적인 틀을 갖고 있는 사위와 딸에 대한 관심이 커져 딸의 가정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하려 하는 장모가 화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육아문제, 경제적 문제 등으로 처가에 의존도가 높을수록 사위와 장모의 갈등이 크다. 친정부모의 개입이 많아질수록 딸은 자신의 존재감을 잃어버리고 사위는 사위대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처가 의존도 높을수록 장서갈등 커 = 사위와 장모의 갈등이 깊어갈 수록 중간에 있는 딸(아내)의 중간자적 입장이 어려워 진다. 고부갈등에서 아들(남편)의 중간자적 입장이 중요하듯이 장서갈등에서도 딸(아내)의 입장이 중요한 것이다.

친정어머니의 편에 서면 ‘가족이라서, 엄마라서 편든다’라는 말을 듣기 쉽고, 남편(사위)의 편을 들면 ‘시집 가더니 제 남편 편만 든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편 역시 처가 도움을 받으면서 ‘간섭은 귀찮다’는 식의 태도는 버려야 한다. 또한 양가 어른들은 자신들의 지나친 개입과 집착이 딸 부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이주은 부부상담소 소장은 “가족구성원이 적어지고 핵가족화 되는 시대에서 시가와 처가를 나누고 역할을 구분하여 이에 대한 갈등을 일으키기 보다는 사위는 아들, 장모는 내 어머니라는 한가족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면서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가족 구성원임을 인정하고 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사협조=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경기여성정보웹진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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