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암초에 야권 통합 위기

입력 2011-07-15 11:00 수정 2011-07-1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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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략에만 몰두… 민주·민노·진보 손사래

야권의 통합 구상이 ‘유시민’이라는 난제를 맞아 좌초 위기에 섰다. 내년 총·대선을 겨냥한 야권 최대 전략이 유시민이란 변수로 인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민주·민노·진보 등 野 각 당 내부로부터 파열음의 목소리도 짙게 흘러나오고 있다.

일단 민주당은 공식적으론 비판의 목소리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로부터 ‘야당 통합특위 연석회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당한 이인영 최고위원은 13일 “야권 통합은 각 정파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연합당”이라며 “통합을 위한 연석회의가 급하면 정책연합을 선행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보편적 복지 노선을 확립하는 등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며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최대한 유 대표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지만 이미 민주당 내부에선 그를 향한 비토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한 핵심당직자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4.27 김해 패배로 모든 것이 어긋났다. 원내 진입 후 대선 즈음 자신의 경쟁력을 무기로 민주당에 지분요구를 하는 일종의 개혁당 시나리오를 그렸는데 패배 책임의 직격탄을 맞았다”면서 “민주당에 백기를 드는 대신 민노당과 합쳐 덩치를 키우려 한다. 여기에 이정희 대표가 말려들면서 민주당의 계획은 틀어지고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통합도 어렵게 되는 등 모든 문제가 꼬이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진보정당 통합을 위해 노무현 정신을 부정하고 다니는데 이는 그들의 창당정신을 내버린 자기모순”이라고 비하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유 대표는) 야권 전체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좋은 머리로 정략에 몰두할 게 아니라 자기반성부터 해야 한다. 그것이 노무현과 유시민의 차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야권 통합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관계자도 “이젠 감정싸움”이라며 “유 대표는 앞으로 최대한 불쌍하게 보이려 행동할 거다. 그래야 국민들도 때리는 놈(민주당)을 미워하지 않겠느냐”고 감정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유 대표는 정당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독단으로 결정하고 내지른다”면서 “던지면 당에서 수습하는 모양새가 계속 연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입을 닫았지만, 내부 관계자들은 “진보신당과의 통합이 절대적 과제인데 유 대표로 인해 모든 것이 헝클어졌다”면서 “권영길 전 대표가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하면서 막고자 했던 권력투쟁이 한층 비화됐다”고 털어놨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같은 날 기자에게 “유 대표가 진보정당 통합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진보신당과 민노당, 둘 다 흔들고 있다”면서 “이정희 대표만 접촉하면서 ‘조승수 대표도 제가 만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정말 의지가 있다면 정체성 사과에 앞서 진보신당을 만나기 위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승수 대표는 지난달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결혼식 날짜 잡아놓고 바람피우는 것 아니냐는 표현까지 나왔다”면서 “어쨌든 저희로선 편치 않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민노당과 참여당 간 ‘밀월’에 대한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낸 바 있다.

친노 진영을 한데 묶고 있는 시민주권 내에서조차 “고집으로 김해를 빼앗긴 것도 모자라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는지…”라며 “이젠 더 이상 유시민과 볼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는 유 대표가 지난 5일 전국농민회총연맹을 찾아 “제가 대통령이었다면 한미 FTA 하자는 말은 안 했을 것”이라며 “아직도 원망 대상이 된 정책적 선택에 대해서는 오류를 말하기 전에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말한 데 기인한 측면이 크다. 유 대표는 지난 2007년 참여정부 시절 미국을 방문해 “한미 FTA는 체결했으면 한다. 각료로서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것뿐 아니라 경제학자로서의 내 소신”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유 대표는 14일 이정희 민노당 대표와의 대담집 ‘미래와 진보’ 출판기념회를 공동으로 여는 등 민노당과의 거리 좁히기를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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