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vs 범LG家, 신수종 사업 '라이벌' 형성

입력 2011-02-15 11:11 수정 2011-02-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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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LG화학과 전기차용 배터리 경쟁.. GS칼텍스와는 2차전지 소재와 기존 정유사업 경쟁

SK그룹이 LG그룹과 GS그룹 등 범 LG가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들 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신수종 시장을 놓고 경쟁관계를 형성한 것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서, GS칼텍스와는 기존 정유사업, 2차전지 소재 등에서 새로운 라이벌 관계다.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사업.. LG화학 바싹 추격

우선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부문은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 보다 앞서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자동차인 GM의 시보레 볼트용 리튬이온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현대·기아차, CT&T, 미국 상용차 부품업체 이튼(Eaton), 중국 메이저 자동차 업체인 장안기차 및 유럽의 볼보(Volve) 등과 공급계약을 맺으며 한발 앞서가고 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다임러그룹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의 최고급 사양인 첫 전기 슈퍼카 모델인 SLS AMG E-CELL의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 공식 선정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차량 개발에 있어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다임러와의 전략적 기술 협력과 제품 공급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술력을 전 세계에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서 한발 앞서나가고 있던 LG화학을 추격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벤츠와 계약 체결 이후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더 이상 후발주자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구 사장은 “지난해 가을 현대자동차 블루온 이후 최근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 첫 전기차에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며“이런 계약이 (이제 후발주자가 아니라는)방증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초기에는 생산공장이 없었기 때문에 전기차 제조사와 계약을 맺기 위한 공개경쟁 참여 자격권이 주어지지 않아 힘들었다”며“배터리 기술개발에 좋은 평가를 얻은 데다 지난해 6월 공장도 완공돼 판도가 유리하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욕도 보였다. 구 사장은“전기차 배터리 시장 승자는 기술력과 생산량, 그리고 원가경쟁력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며“기술력은 물론 생산성과 수율도 30년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있고 양극재와 음극재 등 원재료는 일본에 의지하던 것에서 벗어나 국내업체들과 공동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 2차전지 소재와 정유부문 경쟁

SK이노베이션은 또 GS칼텍스와는 정유사업, 2차전지 소재 등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2차전지 분리막(LiBS) 기술 상용화에 성공,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 국산화에 나선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충북 증평 산업단지에서 증평공장 준공식을 열고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분리막(LiBS) 4 · 5기 생산라인의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4·5호 생산라인 완공으로 연간 1억600만㎡의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됐다. 현재 건설 중인 6 , 7호 라인이 2012년 가동을 시작하면 생산 규모는 1억7800만㎡로 늘어나 세계 톱3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SK에너지 관계자는“2차전지 핵심소재인 분리막과 완제품인 전기차용 배터리까지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한 수직 계열화를 이룰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엔 애경유화와 전기차용 배터리 음극소재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분리막과 음극재는 전해질과 양극재와 함께 2차전지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GS칼텍스도 2차전지 소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고부가가치 소재인 음극재 국산화에 성공했다. 음극재는 2005년부터 본격 연구를 시작해 5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이번에 개발한 음극재는 기존 제품보다 값이 싸면서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올 상반기 중 생산시설 착공에 들어가 연말께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서로 다른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기존 정유사업의 승부도 관심거리다. GS칼텍스는 고도화설비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는 반면 SK에너지(SK이노베이션의 정유부문 자회사)는 아직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GS칼텍스는 지난 2년간 2조6000억원을 들인 여수 고도화설비를 지난해 12월 상업가동하면서 비율을 29.3%로 끌어올려 에쓰오일을 제쳤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1월 4일 전남 여수공장에 1조1000억 원을 투자해 2013년까지 하루 정제능력 5만3000배럴 규모의 제4고도화시설을 만들기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정제이윤(원유나 중질유를 정제해 만든 석유제품을 만들어 팔 때 얻는 차익)이 수년간 호황일 것으로 예상되기 떄문이다.

반면 SK에너지는 애초 인천정유의 고도화시설 증대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2016년 이후로 유보하며 사실상 포기했다. 대신 투자 여력을 중대형 2차 전지, 친환경 플라스틱 등 비 정유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구자영 사장은“국내 정유사들의 수출 비중이 높은 건 우리나라가 공급과잉이기 때문이다. 생산량 증가 차원에서 보면 맞지만 어디다 팔 수 있을 것인 가가 중요하다”며“(고도화 설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SK에너지는 고도화설비가 이 정도면 아직 괜찮다는 판단에서 신재생에너지 등 다른 쪽에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모든 정유사가 과도한 고도화설비 증설 경쟁에 나서는 것도 낭비일 수 있다”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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