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① '버냉키 풋' 먹혔다...글로벌 시장 '열광'

입력 2010-11-05 10:33 수정 2010-11-0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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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로 글로벌 증시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3차 양적완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출현하고 있다. 그러나 양적완화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데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약세가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3회에 걸쳐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① '버냉키 풋' 먹혔다...글로벌 시장 '열광'

② 환율전쟁 결국 미국만 웃는다?

③ 美 6000억달러 공세...신흥국 갈등 고조

'경제대통령'의 약발은 유효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결단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훈풍을 불러왔다.

연준이 3일(현지시간) 6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양적완화를 결정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4일 증시 강세, 달러 약세, 채권 강세로 반응했다.

세계 증시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덱스(MSCI) 월드인덱스는 2.4% 상승했다.

미국증시는 다우지수가 200포인트 이상 오르면서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MSCI 월드인덱스 추이(블룸버그)

유럽증시 역시 주요 지수가 2% 가까이 상승하는 강세장을 연출했다.

채권시장에서 국채 가격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2년 만기와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연준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채권 매입에 나서면서 채권가격의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약세를 연출했다. 유동성 공급 확대로 달러 자산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경기회복 기대감에 상품 가격도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2.13% 상승한 배럴당 86.49달러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88달러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금값은 3%가 넘게 올랐고 은값은 30년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버냉키 풋' 효과가 다시 살아났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경기부양에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재천명하면서 투자심리를 북돋웠다는 것이다.

스티븐 우드 러셀인베스트먼트 수석 투자전략가는 "버냉키 풋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연준은 고용시장과 자산 가치를 안정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 입장에서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목표금리가 0~0.25%로 사실상 제로 수준인 상황에서 금리를 통한 경기부양은 불가능한 상태다.

이는 연준이 경기를 부양하고 싶어도 총알이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됐던 배경이다.

그러나 6000억달러의 유동성 공급이 0.75%포인트의 금리인하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일각에서는 3차 양적완화를 점치는 목소리도 출현하고 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시장에서 이미 3차 양적완화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3차에 이어 4차 양적완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이코노미스트는 "2차 양적완화가 실시된 이상 3차와 4차도 가능하다"면서 "경제 개선 징후가 나타나기 전까지 양적완화 행진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고용과 성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잡기 위해서는 연준이 재무제표상 자산을 최대 4조달러까지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시장에 1조7000달러의 자금을 투입한 것과 6000억달러의 추가 완화가 결정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앞으로 1조7000억달러를 추가로 풀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 역시 3일 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문을 통해 자산 매입의 규모와 속도는 정기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유연한 입장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필 스트리블 린드월독 투자전략가는 "성명문 내용을 감안할 때 3차 양적완화도 가능하다"면서 "부양책이 경기를 살리지 못한다면 6~9개월 안에 추가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추가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에 실패한다면 3차에 이어 4차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어 설명: '버냉키 풋(put)'

금융시장이 위기에 빠졌을 때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를 인하하거나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약세장에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고자 풋옵션을 매입하는 것에서 나온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버냉키 의장의 적극적인 대응이 투자자들의 손실을 막아준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앞서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시장에 개입해 증시를 부양한 것을 나타낸 '그린스펀 풋(Greenspan put)'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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