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레인지로버 V8 5.0 "수퍼 랜디를 위해"

입력 2010-09-27 06:00 수정 2010-09-2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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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차저 시스템으로 최고출력 510마력, 이 시대 고급 SUV의 궁극점

▲랜드로버의 꼭짓점인 레인지로버 5.0 수퍼차저. 기본 디자인을 고스란히 유지한채 세심한 디테일은 죄다 바꿨다. 고회전까지 치고 올라가면 최고출력 510마력을 고스란히 내뿜는다.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는 언제나 그 시대 SUV가 지닐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등장했다.

프리랜더와 디스커버리, 레인지로버로 구성되는 라인업의 꼭짓점을 지켜오며 첨단으로 점철되는 안전ㆍ편의장비를 가득 담아왔다.

2010년형으로 거듭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 V8 3.6 디젤과 V8 5.0리터 가솔린 수퍼차저로 라인업을 채웠다.

▲2002년 3세대로 거듭난 이후 큰 변화없이도 시대의 흐름을 디자인에 잘 반영해왔다. 뒤 따르는 모델은 1970년 등장한 1세대 레인지로버 클래식.
꼭짓점은 역시 V8 수퍼차저 모델. 5.0리터라는 벅찬 배기량에 더해진 '수퍼차저'라는 명제는 랜드로버를 꿈꾸는 세상의 모든 '랜디'에게 궁극점으로 여겨질 것이다.

겉모습은 이전과 다를게 없다. 그러나 디테일은 죄다 바꿨다. 헤드램프와 뒤 테일램프에 영롱한 LED를 심어 이전과 조심스런 차별화도 내세웠다.

프론트 그릴을 손보고 앞 범퍼 하단 에어 인테이크에 가로줄 메탈 장식도 더했다. 작은 변화만 허락한 랜드로버의 배려에 감사(?)할 따름이다.

묵직한 도어를 열면 차체 아래쪽에 감춰졌던 사이드 스텝이 스르륵 튀어나온다. 다시 닫으면 차체 밑으로 숨어들어간다. 신기한 마음에 묵직한 도어를 열었다 닫았다 반복한다. 이 시대 최고급 SUV라면 응당 이래야 한다. 덕분에 높다란 차체에 성큼 올라서기도 편하다.

V8 5.0 수퍼차저의 최고출력은 510마력, 최대토크는 63.8kgㆍm를 기록한다. 수퍼차저는 터보와 함께 과급기의 양대산맥이다. 터보는 배기가스의 힘으로 터빈을 돌린다. 이 터빈이 강제로 흡기량을 늘려 큰 힘을 낸다. 반면 수퍼차저는 엔진 크랭크에 직접 연결된 힘으로 터빈을 돌린다.

▲뉴 레인지로버는 전체 레이아웃을 고수한채 디테일 디자인을 죄다 바꿨다. LED로 치장한 헤드램프.
터보가 좀더 강렬하되 특정 회전수를 넘겨야 제맛을 볼 수 있다. 반면 수퍼차저는 이보다 조금 모자라지만 출발부터 꾸준한 밀어붙이기가 강점이다. 어느 것이 좋다라기보다 어떤 취향을 선택하느냐가 관건이다.

인테리어 역시 이전과 다를게 없으나 그 안의 내용물은 전부 바꿨다. 진한 가죽향기가 차안을 감싸고 천연원목 마감재는 독일 플래그십 세단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다.

세계 최초로 운전자와 보조석 승객이 서로 다른 영상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듀얼뷰 스크린'은 정말 기특하다. 하나의 화면이 보는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영상을 비춘다는 건 상상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운전석에선 내비게이션을, 동반석에선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제 계기판에서 아날로그식 게이지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레인지로버 역시 스크린 방식의 계기판을 더해 다양한 정보를 쏟아낸다. 재미난 것은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아 회전수를 '붕~' 쳐올리면 그래픽으로 움직이는 디지털 게이지가 조금씩 '부르르'떠는 모습까지 보인다. 다이내믹 필링을 위한 랜드로버의 세심한 배려다.

초기 가속력은 수퍼차저의 밀어붙이기보다 중속 이후에 큰 힘을 쏟아내는 터보차저 분위기다. 덕분에 2톤이 넘는 거구는 3000rpm을 넘기면 고무줄 튕겨내듯 튕겨져 나간다.

▲이전과 다를게 없는 인테리어. 그러나 버튼 모양과 보이지 않는 편의장비를 손봤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렇게 마음껏 가속페달을 짓누를 수 있는 이유도 고성능 브렘보 브레이크 덕이다. 경량 알루미늄 6-피스톤 얹어 한계속도에 다다른 2톤짜리 거구를 땅바닥에 내리꽂듯 멈춰 세운다.

업그레이드된 안정성 덕에 온로드에서 높아진 출력 대부분을 써먹을 수 있다. 최신 전복 방지 시스템 RSCS(Roll Stability Control System) 덕에 코너링에 마음껏 큰 차체를 내 던져도 부담감이 없다.

온로드에서 가볍게 트위스트를 춰보면 분명 롤링은 존재하되 네 바퀴는 노면을 꽉 붙잡고 놔주질 않는다. 이 한계점을 넘어 테일 슬라이드를 일으키면 전자식 주행안정장치가 재빠르게 작동해 더 이상의 욕심을 자제시킨다.

조금이라도 다이내믹한 동작이 시작되면 브레이크는 스스로 제동을 걸고 ECU는 뜨겁게 달궈진 엔진에 찬물을 끼얹는다. 온로드에서 바퀴가 슬립하기 시작하면 엄청난 힘으로 해당 바퀴의 디스크 브레이크를 잡아채고 있지만 운전석에서 느끼는 진동은 아주 멀게 느껴진다.

독특한 점은 ESP가 엔진의 출력제어를 마친 후에도, 즉 이미 정상주행 상태로 돌아온 이후에도 ESP의 구동바퀴 제어가 조금 더 진행된다.

이외에도, 랜드로버만의 오프로드 특허 기술인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Terrain Response™)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다.

센터 콘솔에 자리한 다이얼을 돌려 5가지 지형 모드 중 하나를 택하기만 하면된다. 차 높이나 엔진 토크의 반응, 디퍼렌셜 록 시스템, 트랜스미션까지 최적의 상태를 알아서 세팅한다.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뿐 아니라 얼음이나 눈길, 자갈밭 등의 미끄러지기 쉬운 상황과 진흙, 모래, 바위길과 같은 거친 노면 상황에서도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온오프로드 어디에 들어서도 스스로 구동력과 차 높이 등을 제어하는 덕에 운전의 재미는 그만큼 줄어든다.

레인지로버는 언제나 최고의 SUV로 손꼽혀 왔다. 분명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AMG와 M버전을 앞세워 고성능 SUV를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레인지로버는 그에 맞먹는 성능을 바탕으로 그들이 누릴 수 없는 존재의 당위성까지 지니고 있다. 1억3990만 원의 차 가격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랜드로버의 플래그십답게 다양한 전자장비를 총망라해 오프로드에서도 여유를 누릴 수 있다.

▲V8 5.0 수퍼차저 엔진은 최고출력 510마력을 낸다. 순발력을 좌우하는 최대토크는 물경 63.8kgㆍm에 이른다. 토크의 대부분이 2500rpm부터 쏟아지는 덕에 굳이 고회전을 사용할 이유도 없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고성능 SUV가 누릴 수 없는 존재의 당위성을 지니고 있다. 상상할 수 없는 오프로드 성능을 지녔으나 새 엔진 덕에 온로드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도심과 자연 어느 곳에 세워도 어렵지 않게 좋은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다.

동영상=랜드로버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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