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견건설사, PF뇌관 터지나

입력 2010-03-17 13:07 수정 2010-03-1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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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제2금융권 PF 전면조사...에버그린 막히면 유동성 타격

금융감독원의 제2금융권 옥죄기가 시작되면서 건설사 부도가‘설’이 아닌 실제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들의 PF 대출과 연체율 증가가 적정 수준을 벗어났다고 판단, 조사에 나서면서 가뜩이나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 건설사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제2금융권에 대해 전수조사를 마치는데로 PF대출 한도와 충당금 등의 기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즉, 2분기부터 저축은행의 경우 총 대출금 중 PF 대출규모를 30% 미만으로 유지토록 하고 만약 이를 어길 경우 위험가중치를 120% 확대하거나 신용공여한도액을 축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것.

◆ 에버그린 중단시 연체율 급증

금융당국의 이같은 방침에 가뜩이나 부도설이 난무하고 있는 중소형 주택건설사의 위기감은 더욱 높아져 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2009년말 기준 제2금융권의 PF 대출이 늘어난 것도 사업에 따른 PF대출 증가 보다는 에버그린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들이 에버그린 대출을 중단할 경우 PF대출 연체율이 급증할 것이라고 분석하는 시각도 팽배하다.

에버그린은 건설사가 주택사업을 위해 받게되는 PF 자금에 대한 이자를 갚지 못할 경우 다른 은행으로부터 다소 높은 대출을 받아 이자를 갚아나가는 방식이다.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치고 미분양이 양산되면서 주택건설사들이 많이 사용했고 현재도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즐겨 이용하고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모든 건설사에 에버그린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봐가면서 에버그린을 해주는 것"이라며 "경기가 좋아지면 당장의 어려움을 에버그린으로 보완할 수 있겠으나 경기가 안 좋아지면 언발에 오줌누기가 될 수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금융위기로 인해 미분양 물량이 적체되자 주택사업을 하는 대다수 중소형 건설사들은 에버그린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에버그린 대출을 중단한다면 가뜩이나 미분양 적체 등으로 현금 흐름이 좋지 않은 건설사들에게 큰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며 경영상황이 비교적 좋지 않은 건설사는 에버그린 중단으로 부도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감독 당국은 PF대출이 증가한 것은 에버그린 대출을 늘렸기 때문이 아니라 과거와는 달리 사업성과 분양성이 양호한 신규 PF대출 수요가 증가한데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에버그린 대출을 중단할 경우 저축은행 PF대출 연체율이 50%를 넘어설 것이라는 애기는 전혀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 건설사 유상증자 등 현금 확보 '혈안'

부도대란 공포에 떨고 있는 건설업계가 현금을 한 푼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

건설사들이 위기에 봉착한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여파로 미분양이 쌓이는 데다, 입주율이 떨어져 현금 융통이 어렵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금융권은 주택사업을 위해 빌려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상환을 재촉하고 있는 것도 건설사를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 건설사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 대부분이 미분양이 누적되면서 가장 큰 돈줄인 아파트 대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은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보유 재산을 매각 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총동원 중이다.

한라건설은 오는 4월 1036만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1088억원을 조달키로 했다.

이번에 마련한 돈으로 오는 7월과 8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900억원(500억원, 400억원)을 상환할 예정이다. 또 4월말 지급 예정인 하도급 공사비 38억원 상당과 7월2일 도래하는 은행 차입금 100억원 등도 갚을 방침이다.

동부건설도 지난 16일 만기도래하는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기타 차입금을 갚기 위해 지난 11일 700억원 규모의 무보증 공모사채를 발행했다.

중견건설사인 성지건설 역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 9일 자사주 53만주를 전부 팔아치웠다. 이달 초에는 20억원의 유상증자를 시행하는 등 현금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워크아웃 중인 경남기업도 지난 10일 마다가스카르 니켈광 개발사업 보유 지분 2.75% 가운데 1.5%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매각하면서 350억원대의 현금을 확보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영업이익이 급증하기 어려운 중견건설사들의 경우, 타인자본으로 발생되는 이자비용을 통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유상증자나 사업매각 등으로 현금 확보에 나서는 기업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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