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 주도주 역할 끝났나?

입력 2009-10-1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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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도 · 밸류에이션 등 악재 많아..."실적 개선 속도 발목 잡힐 것"

대형IT, 자동차와 더불어 코스피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은행주들이 최근 지수 조정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며 주도주로서의 역할이 끝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은행주들이 CD 금리 급등에 따라 순이자마진(NIM) 개선, 외국인의 매수 기조 유지와 환율 하락과 같은 시장 변수에 자유롭다는 이유 등으로 코스피 지수 대비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10월 들어서면서 연내 기준금리 동결, 외국인의 일부 차익 실현 등 위험 요소들이 등장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은행주들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코스피 대비 초과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했고, 10월 들어서면서 코스피 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까지 조정을 받는 와중에도 상대적으로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여주며 5일 이동평균선만 붕괴되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은행주가 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외국인 투자자의 은행주 순매수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외국인은 9월 이후 코스피시장에서 약 4조8000억원 순매수 했으며 이중 은행주 순매수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했다. 이는 은행주 시가총액의 약 2배 가까이 것이다.

3분기 대부분의 시중은행 순이자마진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하지만 이런 이유들이 하나씩 제거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월 들어서도 외국인의 은행주 순매수 행진은 이어지고는 있지만 그 강도는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외국인들이 은행주에 대한 매도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순매수가 많았던 종목들 위주로 차익 실현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키움증권 전지원 연구원은“최근 외국인 투자자중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의 경우 지난 주 들어 자금유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화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즉 외국인 매수 강도가 다시 강화되기 위해서는 시중 유동성이 확산되며 위험자산으로 자금 유입이 나타나야 하지만 FED가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긴급 조치들을 종료시키고 있고 여전히 민간신용의 창출이 이루지지 않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설명이다.

게다가 달러화 가치의 반등은 이머징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주는 또 밸류에이션 부담을 안고 있다. 현재 은행주들의 평균 주가는 2009년 추정 BPS 대비 1.2배 수준이다. 높은 PBR을 적용받고 있는 은행은 이미 PBR이 2009년 대비 1.3배를 넘어섰고 구조적으로 PBR이 낮았던 일부 은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은행이 1.2배를 상회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2011년까지 ROE가 12%를 상회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PBR 밸류에이션 상으로는 향후에도 초과 상승을 지속할 것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순이자마진 상승으로 인해 매년 순이익 개선이 예상되고, 이에 따라 EPS(주당순이익)가 하락하면서 PER 측면에서 타 섹터 대비 매력적인 수준이고, 보유 출자주식의 주가 상승으로 평가익 내지 향후 매각 차익을 반영하면 BPS(주당장부가치)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물론 지난 2007년엔 1.7~2배 수준까지 올라간 경험이 있다.하지만 2007년 당시와 현재 상황은 크게 다르다. 당시 PBR 1.5배 이상으로 상승했던 시기는 은행업종 ROE 18~22%를 냈던 시절이다. 오는 2010년 예상 ROE 10%에 불과하다.

또 하나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순이자마진의 개선이 더딜 수 있다는 점이다.

이현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최근 정부에서 대출 금리의 상승이 CD금리와 연동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상황이고, 한국은행도 연내 금리 인상을 실질적으로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CD금리의 상승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따라서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은행들의 순이자 마진의 확대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최근 외국인들의 경우 매수가 많았던 은행들 위주로 일부 차익 실현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론 주가가 다소 지지부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갑 NH투자증권 연구원은“순이자마진 상승으로 이자이익은 전분기대비 증가할 전망이나 전년동기대비로는 9.3% 감소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즉 일회성 이익을 제외할 경우 실질적으로 전분기대비 실적개선 모멘텀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우증권 구용욱 연구원은 “최근 순이자마진이 좋아지고는 있지만 당초 기대치엔 다소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전했다.

최근 수신 금리도 상승을 하고 있어서 실적에 대한 모멘텀은 다소 약화돼 있다는 것. 게다가 ROE개선 속도 역시 더딘 상황이라 숨고르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허용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점도 악재 요인이다. 일단 현재 거래소나 감독당국에서 금융주 공매도 허용과 관련해 발표한 내용은 없는 상태다.

현재 금융주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덴마크, 아일랜드 정도고 미국, 프랑스, 영국, 호주 등 선진국들은 이미 해제했다.

따라서 금융주 공매도 금지 해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구용욱 연구원은“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허용 가능성에 대해선 이것이 이뤄진다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은행주들의 탄력도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CD금리의 상승이 거의 마무리된 상황이라 실적 개선 속도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코스피 지수 대비 상대적으로 조정 폭이 적다는 것도 부담요인으로 반등 시 비중을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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