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토, K-IFRS 자본잠식 착시 걷어내니 ‘반전’…영업현금흐름 65억 흑자 전환

입력 2026-06-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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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손실 117억으로 전년비 ‘반 토막’…체질 개선 성과 가시화
매출액 748억으로 외형 성장세 회복…생산성 개선 및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
K-IFRS 전환에 따른 RCPS·CPS 부채 인식 착시…회사 “IPO 시 자본 전환돼 해소”
유동부채 1201억 초과 지적엔 “2026년 추가 투자 유치 진행 중, 협의 상당 부분 진전”
사명 바꾸고 ‘로보틱스’ 본격 피벗…AMR·자체 시스템 기반 기술 기업 도약 속도

(출처=파스토 홈페이지 캡처)
(출처=파스토 홈페이지 캡처)

네이버와 SK디앤디 등 대기업 우군을 확보한 유니콘 후보 물류 스타트업 파스토(현 파스토로보틱스)가 지난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최초 도입으로 장부상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다만 실질적인 영업력과 현금 창출력은 극적인 반전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질적이던 영업적자가 전년 대비 반 토막 수준으로 급감한 데다, 회사로 유입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처음 플러스(+)로 돌아서며 스마트 물류 중심의 체질 개선 성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스토로보틱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748억원으로 전년(668억원) 대비 12% 성장하며 외형 성장세를 회복했다. 무엇보다 수익성 지표의 개선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17억원을 기록, 전년도에 기록한 영업손실 235억원 대비 적자 폭을 50% 가까이 줄이며 경영 효율화의 결실을 증명했다.

고무적인 부분은 현금흐름의 질적 변화다. 지난해 파스토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65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극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년도인 2024년에 70억원의 현금이 영업활동에서 유출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실질적인 현금 창출 체력을 완전히 회복한 셈이다.

파스토로보틱스 관계자는 “2025년 한 해 동안 수익성 중심의 운영 효율화에 집중했다”며 “자동화ㆍ시스템 기반 생산성 개선, 물동량 증가에 따른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 수익성이 낮은 센터 및 저효율 운영 구조의 정리, 고객·채널별 단가 및 원가 구조 개선, 외주 운영비 및 물류비 효율화가 주요 개선 요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 사업에서 로보틱스 및 자동화 설비의 활용도를 높여 센터 운영 효율을 개선하고 고정비 부담이 큰 사업 구조를 단계적으로 개선한 것이 영업활동현금흐름 턴어라운드를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시장의 우려를 자아낸 2174억원 규모의 완전자본잠식은 K-IFRS 도입에 따른 회계적 착시 효과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과거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던 2023년까지만 해도 투자 유치로 발행한 전환우선주(CPS)와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 약 928억원) 등으로 분류돼 자본총계가 -15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K-IFRS 체제에서는 투자자 보호장치와 전환조건 등의 특성으로 인해 이들이 자본이 아닌 금융부채로 재분류된다.

이로 인해 지난해 재무제표에는 전환우선주부채 1131억원, 전환상환우선주부채 219억원과 함께 614억원의 파생상품부채가 부채총계(3428억원)에 한꺼번에 계상되면서 자본총계가 -2174억원으로 급감하는 회계적 변동을 겪게 됐다. 이는 실제 현금 유출을 수반하거나 실질 영업손실로 자본이 훼손된 것이 아니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파스토로보틱스 측은 “향후 기업공개(IPO) 및 기관투자자 커뮤니케이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 높은 수준의 회계 투명성과 비교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K-IFRS로 전환한 것”이라며 “스타트업 성장 단계에서 발행되는 우선주 부채는 IPO 추진 과정에서 보통주 전환이 이뤄지는 경우 회계상 금융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돼 재무 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IPO 추진 과정에서 회계상 자본잠식 상태는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회계적 특성을 투자자와 금융기관, 주요 거래처에 충분히 설명하며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본질적인 영업 체력 회복에도 단기 유동성 압박을 완전히 해소하는 것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0억원 수준으로 전년(37억원) 대비 감소했으며, 유동부채(2455억원)가 자산총계(1254억원)를 1201억원 초과하고 있어 외부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대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지적되기도 했다. 장부상 지난해 말 물류센터 리스료 미지급분 약 63억원이 매입채무및기타채무로 대체된 점 등도 유동성 관리가 정밀하게 요구되는 대목이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추가 펀딩 모멘텀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파스토로보틱스 관계자는 “2024년 이후 영업현금흐름 개선과 비용 구조 효율화를 통해 유동성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며 “현재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 및 전략적 파트너와 2026년 추가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며, 일부 투자자와는 주요 조건에 대한 협의가 상당 부분 진전돼 마무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주주 및 신규 투자자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안정적인 운영자금과 사업 확장 재원을 적기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파스토는 최근 사명을 파스토로보틱스로 변경하고, 단순한 브랜드 쇄신을 넘어 기술 기반 물류 기업으로의 대대적인 피벗(사업 전환)을 선언했다. 자율이동로봇(AMR) 기반의 물류 자동화 솔루션 구축과 자체 시스템인 창고관리시스템(WMS), 창고제어시스템(WES)의 외부 공급을 통해 중장기 고마진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물동량 급증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와 자동화 기반 생산성 개선을 통해 영업현금흐름 개선 추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이자·세금·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 전환은 단기 가시권에 들어와 있으며, 향후 대형 고객사 도입 일정과 투자 유치 마무리 단계에 맞춰 순이익 기준의 완전한 흑자 전환도 단계적으로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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