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개성·기능 등 기존 옷 디자인 요소 적용

“사람이 입는 옷을 잘 만드는 기업이 휴머노이드 옷도 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8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웨어 더 퓨처’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최초 휴머노이드 시대를 상상한 미래 의류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자신감을 보였다.
김 부회장은 ‘로봇이 왜 옷을 입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미래 의류 시장 연구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사람이 옷을 입는 이유는 몸을 보호하고, 각자 개성을 나타내고, 다양한 환경에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라며 “휴머노이드가 사람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면 그들에게도 옷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실업은 휴머노이드가 우리 삶과 산업 현장에 빠르게 녹아들면서 역할에 맞는 의류가 생겨난다고 전망한다. 특히 사람과 가까이 활동하는 휴머노이드의 경우 위화감을 낮추고 친근감을 높이는 기능이 주목받는다는 판단이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며 의류 시장이 커진 것처럼 휴머노이드가 사람과 가까워질수록 외형이 중요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한세실업은 칼하트, 갭(GAP) 등 글로벌 고객사를 보유한 글로벌 의류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이다. 최근 글로벌 기술 산업 흐름에 맞춰 의류 ODM사로서 선제적으로 휴머노이드 시대를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향후 수십 년간 휴머노이드 시장이 수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세실업은 로봇을 만드는 회사는 아니다. 하지만 로봇이 우리 삶 속으로 파고드는 시대가 오면, 로봇이 입을 옷은 한세실업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그룹 전 계열사에 걸쳐 AI(인공지능) 엔진을 장착했다”고 말했다.
한세실업은 2019년 국내 의류 업계 최초로 버추얼 디자인(VD) 전담 조직을 구축하고 3D 가상 샘플 제작 기술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도입 전 연간 약 50만 장에 달하던 실물 샘플을 약 30만 장 수준으로 대폭 감축했다. 2023년부터는 AI 전담 조직을 운영하며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런 3D 및 AI 기반 디자인 역량이 미래 의류 시장 연구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선보인 휴머노이드를 위한 옷은 △보호 △개성 △기능 등 인간을 위한 옷과 같은 목적의 요소를 적용했다. 하지만 인간의 몸과 휴머노이드의 몸의 차이를 고려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로봇의 열 배출을 위해 구동부와 배터리 주변의 냉각 통로를 확보했고, 카메라 등의 시야 확보를 위한 센서 노출 부위를 만들었다. 관절 부분은 팔꿈치·무릎·어깨 회전 반경을 반영해 비워두거나 신축성이 좋은 소재를 적용했다. 현장에서 한세실업이 만든 옷을 입은 휴머노이드가 춤을 추는 모습도 공개했다.
휴머노이드 미래 의류는 아직 연구 단계지만, 한세실업은 시장 선점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뉴욕 등에서 휴머노이드 제조사나 소재 스타트업 등과 이미 교류를 시작했다. 기능성 소재에 강한 회사 특성을 살려 개발에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한세실업의 DNA는 늘 가장 먼저 시도하는 데 있다”며 “휴머노이드 시대 의류는 누구도 개척하지 않은 미래 산업이고, 한세실업이 그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