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꿈도 못 꿔”⋯건설업계, 착공 줄자 인력·임금 다이어트

입력 2026-05-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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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후 전국 주택 착공 부진 지속
10대 건설사 인력 1년 새 3000명 감소
임금 상승률 타 업종 뒤처져 박탈감도

주택 착공 절벽이 장기화하면서 건설업계가 허리띠를 바짝 죄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은 공사 물량 감소로 매출과 수익성이 악화하자 인력 감축과 희망퇴직, 신입 채용 축소에 나선 상황이다. 임금 상승률도 타 업종에 뒤처졌다. 올해도 착공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 중동발 자재비 부담까지 겹쳐 경기 불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통계에 따르면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2021년 53만7395가구에서 2022년 38만6039가구로 28.1% 급감했다. 이후에도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24만6265가구까지 줄었고 2024년에는 30만3433가구로 소폭 반등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역시 27만2685가구를 기록하며 부진이 이어졌다.

올해도 착공이 부진하다. 올해 1분기 전국 주택 착공 실적은 4만5104가구로 최근 5년 평균을 밑돈다. 인허가도 줄었다. 1분기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5만129가구로 최근 5년 기준 가장 적었다.

착공 감소는 곧바로 건설사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건설사 매출은 착공 이후 공정이 진행되는 동안 인식되기 때문에 신규 착공이 줄면 수년 뒤까지 매출 감소 영향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 특성상 착공 감소 영향은 시차를 두고 실적과 고용에 반영되기에 올해 줄었다면 앞으로 수년간 업황이 나쁘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은 인력 감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직원 수는 4만9370명으로 1년 전보다 2863명 감소했다. DL이앤씨는 5589명에서 4742명으로 847명 줄어 그폭이 가장 컸다.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도 각각 635명, 487명 줄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를 봐도 에서도 올해 3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1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8% 감소했다.

일부 건설사는 희망퇴직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롯데건설은 최근 장기근속자와 임금피크제 적용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시행 계획을 공지했고,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해 말 사실상 희망퇴직 성격의 ‘커리어 리빌딩’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플랜트사업본부와 인프라사업본부를 통합하며 임원 수를 약 20% 줄였다.

신입 채용 문도 좁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공개채용을 진행한 곳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정도에 그쳤다. 상당수 건설사는 경력직 중심의 수시 채용 체제로 전환해 필요한 인력만 선별적으로 충원하고 있다.

인력 규모와 함께 과거 ‘대표적인 고임금’으로 통했던 임금 수준도 타업종의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산업의 전년 동월 대비 임금총액 증가율은 3.1%를 기록했지만 건설업은 0.7% 상승에 그쳐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규모 및 업종별 임금인상 현황 분석’에서도 지난해 상반기 전체 업종 상용근로자 월평균 임금총액 인상률은 전년 동기 대비 3.5%로 집계됐지만 건설업은 2.2% 상승에 머물며 평균을 밑돌았다. 업황 부진으로 성과급과 특별급여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역시 임금을 평균 5% 이상 인상하는 건설사는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최근 연봉 협상에서 지난해 실적 개선을 반영해 직원 연봉을 평균 4.5% 인상했다. 전년 인상률(3%)보다는 높아졌지만 5%를 넘기지는 못했다. 성과급은 건축 부문 기준 기본급의 10.1% 수준이며 전 직군 평균 지급률은 7.8%다.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진행 중인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비슷한 상황이다. 노조는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임금 하락 보전과 삼성 계열사 간 형평성 등을 이유로 기본급 5.1%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이 제시한 4.1%보다 소폭 높은 수준에서 합의될 것이란 전망이다. 역시 5%는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업황 악화로 성과급은 엄두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타 업종과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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