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도 글로벌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유가 급등과 공급망 충격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제 경제 충격은 제한적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고객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는 부러지는(breaking) 것이 아니라 휘는(bending)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참가자들과의 대화에서 대부분 주제는 부정적”이라며 “그럼에도 증시가 강세를 유지하는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세계 경제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전쟁 발발 전 글로벌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충분했던 점이 유가 급등을 제한했다는 분석이다. 또 항공유와 같은 제품의 지역적 공급 부족은 항공 노선 감편 등 비교적 부드러운 형태의 수요 조정으로 대응됐다. 인공지능(AI) 붐과 적극적인 재정 정책으로 인해 주식 시장은 연초 다소 둔화된 출발에도 대체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골드만삭스의 연구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내 미국 경기 침체 발생 확률은 30%에서 25%로 하락했다.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으나, 민간 내수 판매는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4월에는 11만 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감소했다.
또한 주식시장에서는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했다. AI 생산성 붐에 따른 장기적인 수익 기대감 또한 투자자들의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위험 요인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 확률이 전쟁 이전보다 여전히 5%포인트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세금 환급금이 바닥나고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임금 상승세가 둔화함에 따라 소비 지출이 곧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기초 시나리오는 긍정적이지만 위험 요인은 비대칭적으로 하방에 치우쳐 있다”며 “유가 상승이나 경제적 피해와 같은 더 부정적인 결과로 치우치는 복잡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