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금통위 떠나는 '슈퍼 비둘기', 그가 남긴 과제

입력 2026-05-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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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정치경제부 배근미 기자 (배근미 기자 athena3507@)
▲이투데이 정치경제부 배근미 기자 (배근미 기자 athena3507@)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수의견은 '고독한 싸움'이다. 금융통화위원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반대표를 던지는 것은 정책 결과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안정을 말할 때 성장을 걱정했고, 모두가 멈춰 설 때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외쳤던 '소신파 비둘기' 신성환 금통위원은 이달 12일 4년간의 고독한 싸움을 끝낸다.

신 위원 행보 중 가장 선명한 궤적은 수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다. 2024년 하반기 이후 물가 안정이 가시화되고 내수침체 경고등이 켜졌음에도 금통위원 대다수가 가계부채와 환율 등을 이유로 동결을 고수할 때 그는 홀로(혹은 소수 위원과 함께) 0.25%포인트(p) 인하 의견을 냈다. 동결 결정이 내려졌던 2025년 1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신 위원은 "실질금리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의 소수의견은 당장 정책 결정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시장에 인하 사이클이 올 것이라는 강력한 전조로 작용했다. 신 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낸 후엔 금통위가 만장일치 인하를 결정하는 흐름도 일부 확인됐다. 2024년 10월부터 2025년 5월까지 이어진 총 네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과정에서 신 위원은 정책 속도와 폭을 결정짓는 핵심 역할을 한 셈이다.

신 위원은 실용주의적인 면모도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4년 가을 수도권 집값 폭등 시기에 보인 태도다. 당시 내수 진작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압박이 거셌지만 그는 "집값이 안정되지 않으면 인하가 어렵다"며 정면돌파를 택했다. 비둘기파 수장이 금융시장 안정을 이유로 데이터에 기반한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신 위원은 한은 논리를 시장 언어로 설명하려 노력했던 '통역사'로도 통했다. 한은의 포워드 가이던스가 시장에 안착하도록 독려하고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강연대에 올라 데이터의 이면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말 열린 한은 컨퍼런스에서 "통화정책 유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포워드 가이던스 정교화가 필요하다"면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더 발전시켜 정책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실제 'K-점도표' 도입으로 이어졌다.

'슈퍼 비둘기'를 자처했던 신 위원이 금통위를 떠난다. 하지만 그가 반복해서 던졌던 질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국내 경제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며 지표상으로는 완연한 회복세지만 금리 인하의 온기가 서민 경제까지 닿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를 흔들고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엄중한 상황이다. 그의 '고독한 소수의견'은 한은에 적지 않은 숙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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