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투자증권은 23일 최근 미국 증시에서 기업들이 사명에 인공지능(AI)을 추가한 이후 주가가 급등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단기적인 ‘라벨링 효과’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AI 사명 변경에 따른 라벨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 제조업 기업까지 AI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고 사명을 변경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실제 스니커즈 브랜드 올버즈(Allbirds)는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사명을 뉴버드 AI(NewBird AI)로 변경하겠다고 밝힌 이후 하루 만에 주가가 582% 급등했다.
이와 유사한 흐름은 다른 기업에서도 확인된다.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세움(Myseum) 역시 사명을 Myseum.AI로 변경하고 AI 에이전트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가 129% 상승했다. 다만 이러한 주가 급등은 실적 개선보다는 리브랜딩에 따른 기대감, 알고리즘 매매, 밈 주식 자금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현상은 닷컴 버블 시기와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는 평가다. 당시에도 인터넷과 무관한 기업들이 단순히 사명에 ‘닷컴’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주가 프리미엄을 부여받는 사례가 빈번했다. 실제 1998~1999년 사명을 변경한 기업들은 변경 발표 이후 1개월간 시장 대비 평균 10% 수준의 초과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현재 상황을 AI 거품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AI를 통해 실제 수익성과 산업 내 가치를 입증하고 있으며, 단순 기대감만으로 형성된 버블과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시장에서는 기업 간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질적인 수익모델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반면, 기술력과 사업성을 입증한 기업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사명 변경에 따른 단기 급등은 과거 닷컴 버블을 연상시키지만 현재를 단순한 거품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향후에는 수익성과 실질 효용을 입증한 기업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