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기업, 중국 진출 '잰걸음'

입력 2009-09-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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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삼성토탈·한화석화 등…수출 활로 모색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주춤하지만 여전히 중국의 내수부양책 효과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석유화학업체들은 한계에 다른 내수시장을 벗어나 수출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중국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직접 생산·공급을 통해 중국의 석유화학업체보다 제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중동과 동남아시아, 유럽으로의 수출 거점 역할도 할 수 있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전략과 시너지 효과를 확대할 수 있는 투자인 셈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지난 2007년 말부터 현재까지 약 2년 동안 중국에 설립했거나 공사를 진행 중인 공장은 최소 15개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슷한 시기에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의 지역으로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의 진출도 있었지만 소수에 그칠 뿐 중국처럼 압도적이지 못하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 진출은 중국내 수요의 증가로 경쟁력 확보를 하기 위한 전략도 있지만 지역별 공급 불균형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 있다"면서 "아울러 해외 수출을 위한 거점기지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엔 금호석유화학의 중국 진출이 눈에 띈다. 금호석화는 지난 2000년 중국 상하이에 현지법인 상해금호일려소료유한공사를 설립, 국내 기업 중 일찌감치 중국 시장 진출을 타진해 왔다. 이후 시장 분석을 마치고 지난해부터 중국 진출을 본격화 하고 있다.

금호석화는 지난 23일 중국의 고무촉진제 시장 확대를 위해 장쑤성 쩐쟝시에 오는 2011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연산 2만2000t 규모의 고무촉진제 생산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고무촉진제는 타이어, 산업용부품, 신발 등 생산에 쓰이는 고무약품첨가제다. 최근 중국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부대개발 정책과, 중국 자동차, 타이어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세와 맞물려,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공장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중국 국영기업인 SOPO그룹 계열사인 쩐쟝쩐방화공유한공사의 기술을 도입, 적용해 만드는 첫 합작 공장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에 앞서 지난21일에는 자동차 및 가전 등 내외장재 연료로 쓰이는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스틸렌(ABS)컴파운딩 공장을 광둥성 포산시에 짓기로 했다. 2010녀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설립초기 연간 1만t 생산 규모로 시작해 2015년 5만t, 2018년 10만t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중국 내 첫 번째 합작법인인 상해금호일려소료유한공사의 자회사로 중국 뿐 아니라 해외 첫 손자회사"라며 "앞으로 중국 화동지역 수요 확대 및 해외 수출 증가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금호석화는 랴오닝성 선양시에 내년 5월 가동을 목표로 고급건축자재인 XPS((Extruded Polystyrene Foam)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또한 지난 6월에 중국의 제지용 라텍스 시장 선점을 위해 산둥성 르짜오시에 연산 15만t 규모의 SB-LATEX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삼성토탈도 지난 10일 중국 동관에서 연산 2만8000t 규모의 가전용 '복합 폴리프로필렌(PP)' 생산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복합PP는 자동차나 가전제품의 외장재에 쓰이는 대표적인 석유화학제품이다.

삼성토탈은 이 공장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중국 현지로 진출한 1호 공장이란 점에서 앞으로 중국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이번 공장 가동으로 보다 현지화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중국 내수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과 시장 리더십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삼성토탈의 첫 해외 생산기지인 동관공장은 본격적인 중국 진출의 서막이자 글로벌 기업 삼성토탈로 나아가기 위한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중국 3대 석유화학업체중 하나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합작으로 중국 광동성 해주시에 30만t 규모의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신규공장을 짓는다.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3억7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1단계로 2011년 하반기부터 15만t 규모로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 광동성 해주시가 있는 화남지역은 ABS의 주요 수요처인 가전업체 등이 대규모로 자리잡고 있어 약 340만t 규모의 중국 ABS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대형 ABS 공급업체가 없어 중국 내 타 지역이나 수입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러한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합작법인은 중국 ABS 최대 시장인 화남지역에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2012년 3억 달러, 2014년 6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또 지난 5월 중국 텐진에 연간 6만t 규모의 SBS생산법인을 설립키로 하고 2010년 상반기 내 상업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석유화학도 지난 7월부터 중국 저장성 닝보시 다셰(Daxie) 경제기술개발구에서 현지 첫 공장을 짓고 있다. 모두 3억8000만 달러를 투자해 2010년 12월 완공예정인 이 프로젝트는 PVC를 연간 30만t 생산하는 설비를 구축하는 계획이다.

한화석화 관계자는 "세계 수요의 27%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PVC 시장이자 연 15%라는 최고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국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석화는 PVC 공장 완공 이후 PVC의 원료인 비닐클로라이드모노머(VCM) 30만t, VCM의 원료인 에틸렌디클로라이드(EDC) 5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도 추가로 건설하는 등 중국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에너지,호남석유화학도 중국 현지에서 상업생산을 시작했거나 이를 위해 공장을 짓고 있는 등 중국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공장 설립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2011년까지 석유화학업종의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현지 시장 진출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지역의 석유화학제품 수요의 회복세가 예상되는 만큼 중국의 내수시장 영업망 확보가 사업의 성패를 나눌 것을 예상된다"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수출거점 기지로써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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