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의회 신뢰 회복을 위한 조건으로 강력한 외부 통제와 의정활동 공개 강화가 제시됐다. 궁극적으로는 정당 공직후보자추천제(공천제) 개혁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투데이와 한국지방자치학회 지방의회발전특별위원회, 한국자치입법전문가협회가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신뢰 위기의 지방의회,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비 지방의회 미래전환을 위한 제1차 포럼’을 개최했다.
박진솔 인하대 교수는 ‘지방정부 기관구성 논의의 전환’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한국 지방자치는 강 단체장과 약 의회 중심의 기관분립형 구조”라며 “이런 획일적 구조는 지역 규모와 산업구조, 재정역량, 인구구조 등 지역 간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방정부 기관구성의 일반적 논의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주민이 직접 선출하는 시장-의회형과 지방의회가 시장을 임명하는 의회-매니저형으로 구분된다. 미국 지방정부는 시장-의회형이 38.2%, 의회-매니저형이 48.2%인데, 인구 규모가 커질수록 시장-의회형 비중 커졌다. 미국 지방정부의 특징은 지역에 따라 기관구성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박진솔 교수는 지역 유형별 기관구성 설계를 제언하면서 그 전제로 정당 공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미국은 인구 규모에 따라 정당 표기율이 차이를 보이는데, 50만 명 이상 지역은 0%이며 5만 명 미만 지역도 21.4%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은 모든 지역에서 정당을 표기한다.
박노수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방의회 의원의 윤리성 및 책임성 강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노수 교수는 지방의회의 윤리성·책임성 문제로 지방의회 의원의 ‘갑질’과 ‘이해충돌 방지제도’ 위반의 일상화, 지대 추구 현상 심화, 미흡한 내부통제, 제 식구 감싸기를 들었다.
그는 윤리성·책임성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윤리심사자문위원회 권고 결과에 강력한 ‘절차적 지속력’ 부여, 미국 뉴욕시 이해충돌위원회(COIB)와 같은 사법적·행정적 권한을 지닌 독립적 광역 윤리위원회 도입, 중대 비위 발생 시 선출직 출마 제한 등 강력한 징벌적 사법조치 신설, 징계 양정기준 하한선 명문화를 통한 재량권 남용 차단을 제언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제도를 앞서 경험한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선진국 사례가 증명하듯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힌 선출직 공직자들의 윤리 확립은 오직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외부 감시망의 강제와 엄격한 법률적 제재를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패널토론에는 본 기자와 김용운 건국대 교수, 박상철 영남대 교수, 박승규 군산대 교수가 참여했다. 대체로 정당 공천제 개편을 포함한 ‘패키지 개혁’을 제안했다.
김근현 전주시의회 입법정책팀 정책지원관은 지방의회 구성원으로서 ‘지방의회 역할과 기능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의원은 유튜브 플랫폼에서 지방의회 관련 영상·댓글을 수집하고 텍스트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세금, 낭비, 해외연수, 예산 등 단어가 높은 빈도로 등장했다. 그는 “이는 국민이 지방의회 활동을 공공재정의 효율성과 직접 연결해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또한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함께 지방의회의 정책 성과에 대한 체감 부족이 주요 불신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해석했다.
지방의회 개선방안으로는 지방의원 1인당 정책지원관 1인 배치를 통한 전문성 강화, 지방의회 의장의 사무처 인사권 실질적 보장, 예산·사업에 대한 실질적 심의권 강화, 외부 윤리위원회 설치, 정당 공천제 개혁, 의정활동 공개 강화, 주민참여 확대를 제안했다.
박형규 자치입법전문가협회장은 ‘지방의원 윤리 논란, 제도의 문제인가 개인의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분권형 공천과 공천심사위원회 상설화 등 공천 시스템 혁신, 겸직·이해충돌 금지 확대 등 윤리 거버넌스 강화, 공모제 도입과 회계 투명성 강화 등 해외연수 제도 개편을 제시했다.
패널토론에선 김권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박사와 김용민 송원대 교수, 하동원 전북대 교수, 홍주미 제주도의회 의원이 지방의회 역할·기능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이향수 한국지방자치학회장(건국대 교수)은 개회사에서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지방의회는 과거와 전혀 다른 수준의 역량과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며 “이제 지방의회는 단순한 의결기관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고 정책을 선도하는 전략적 거버넌스 주체로 전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