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뷰티분야 1위기업 LG생활건강의 해외법인 정규직원 수가 3000여 명에 육박했다. K뷰티가 전세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독 웃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정애 사장이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익성 반등을 꾀하고 있어 LG생활건강의 행보도 한층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생건 해외법인 직원 수 2년 새 10% 증가…북미 직원 234→517명으로
27일 LG생활건강의 ESG 지속가능경영 보고서(2023년 발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최근 해외법인 정규직원 수는 2023년 말 기준 293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인 2021년(2650명)보다 10% 가량 늘어난 수치다. 직원들을 국적별로 살펴보면 중국인이 859명으로 가장 많았고 북미(517명)가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일본(468명), 베트남(351명), 대만(273명) 순으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일본, 베트남, 대만, 북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홍콩 등에 법인을 두고 있다. 현재는 북미를 제외한 대부분 아시아권역에 사업장이 집중돼 있다. 반면 글로벌 네트워크를 둔 지역은 전세계 58개국에 고루 분포돼 있다. 한국인에게는 다소 낯선 중동(8개국)과 아프리카(모리셔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제품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
LG생활건강 측은 "2023년 기준 LG생활건강 연결 매출 6조 8048억 원 중 약 2조 원(30%)이 해외에서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북미와 유럽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 중"이라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와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디지털 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지 문화 이해와 소통 역량을 갖춘 글로벌 인재 영입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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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LG생활건강의 최우선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다. 2021년 기준 매출액 8조 원을 웃돌던 이 기업은 팬데믹 등을 거치면서 2023년 기준 매출액 6조8000원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비용 및 지출은 기존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인적자본 투자 효율성(ROI)는 2.31에서 1.49로 2년 전보다 악화됐다. 특히 △화장품(Beauty) △생활용품(HDB) △음료(Refreshment)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뷰티(41%)의 수익성 개선이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이에 LG생활건강은 해외 M&A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수익성 개선' 핵심카드로 꺼내든 상태다. 2023년도 ESG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LG생활건강의 해외 종속기업은 락금생활건강무역(상해)유한공사를 포함해 20여 곳에 이른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올해 중점 사업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 재구조화’를 꼽고 있다. 특히 미주시장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2019년 인수한 미국 화장품 브랜드 ‘에이본’ 등의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체 브랜드 빌리프와 더페이스샵, CNP 등 위주로 북미 시장을 재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또 일본에서 온라인 영향력을 확대하고 동남아시아와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는 현지 특성에 맞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채널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이 사장은 "미주 시장에서 영 제너레이션(젊은 세대)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을 보강하고 마케팅 투자에 집중하겠다"며 "아마존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채널에서의 퀀텀 점프와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2050 탄소중립 계획 마련...203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45% 감축
한편 글로벌기업을 목표로 하는 LG생활건강의 지속가능경영 노력은 다방면으로 진행 중이다. 해당 기업은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중심으로 ESG 경영 전담 조직을 갖추고 2022년 '2050 탄소중립 계획'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사업 전반에서 저탄소 경영환경을 구축하고 2030년 탄소 배출량 45% 감축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정 온실가스 감축 △신재생에너지 도입 △전기/수소차 도입 △투자자ㆍ고객정보 제공 등 세부 미션도 내놨다.
저탄소 경제를 위한 세부목표도 구체화해 에코라벨링을 통한 그린제품 매출 5000억 원 규모를 달성하고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700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또 사업장 설비 개선과 노후장비 교체 등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투자도 2025년까지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사업장에 대해서도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23년부터 해외 사업장에 대해서도 온실가스 배출량 등에 대한 제3자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환경경영인증(ISO14001) 취득 사업장에 해외 사업장 3곳(베트남, 북경, 광저우)을 포함하고 있다.
해외법인을 둘러싼 보안ㆍ공급망 및 인권 리스크에 대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23년부터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6개 법인에서 운영 중인 보안장비 로그 연동 작업을 완료해 해외법인에서 운영 중인 장비의 상태를 상시 확인하고 있다. 또한 전염병과 전쟁, 테러 등 예기치 못한 환경 변화에 따른 상황에 따른 원자재 조달이나 사업장 폐쇄 등에 따른 '현장 대응 매뉴얼 수립' 등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사업장에 대해서도 인권실사를 진행해 인권경영을 제도화하고 노동시간 관리와 협력사 관리의 미흡 사항을 확인ㆍ개선했다.
이밖에 해외법인의 효율적 ESG 관리를 위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국가별 공급망 ESG 지표를 개발하는 등 해외법인의 ESG 이해도 증진 및 ESG 관리 수준을 향상시켰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기업의 ESG 경영활동은 사회적 책임 차원이 아닌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LG생활건강은 차별적인 고객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감도높게 파악하고 고객들이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동적인 경험을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