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Law] ‘근로자 지위’ 찾아 나선 의대 교수들…법적 쟁점은

입력 2024-07-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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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의대 교수들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각종 법적 구제조치에 나선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한 법적 쟁점은 무엇인지 서재민 변호사(법무법인 LKB & Partners)의 도움을 받아 살펴봤습니다.

(뉴시스)
(뉴시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최근 의대 교수들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40개 의대에 노동조합 지부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들이 공통으로 적용받는 표준 근로계약서를 만들 계획이다.

또 헌법소원까지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대학 소속인 의대 교수들의 ‘진료’ 업무와 관련해 법률상 명확한 근거와 보호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13일로 예정된 전의교협 오프라인 미팅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진료‧연구‧교육 삼중고 시달리는 의대 교수 지위

의대 교수들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고, 근로계약서도 없는 상태로 병원에서 일한다. 이에 의사의 업무는 고차원적 진료업무로서 근로기준법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주장과 근로자로서 법 적용 대상이라는 의견과 부딪치는 상황이다.

앞서 2022년 아주대병원 소속 교수들은 학교 측을 상대로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차 미사용 수당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의대 교수가 의대 부설 의료원에서 진료행위를 하는 것은 사립학교법상 교원의 복무로서 예정된 겸직”이라며 “여기에 수반되는 근로 제공은 교원의 지위와 구분되는 ‘의사로서의 지위’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으로 넘어가 심리 중이지만, 하급심 판결의 논리는 현실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이 있다.

대학병원에서 ‘임상전임교원’으로 근무하는 의사는 대학교수라는 지위와 병원의 전문의라는 이중적인 지위를 가진다. 각각의 지위에 따른 근로환경과 적용되는 법령이 전혀 다르다. 하급심은 이를 무리하게 하나로 묶어 버린 셈이다.

무엇보다 교원이라는 이유로 일반적인 근로자로서 마땅히 누려야 하는 기본적인 권리도 누리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대교수는 진료, 연구, 교육 3가지 역할을 하느라, 방학 기간에도 진료행위를 하기 때문이다.

서재민 변호사(법무법인 LKB & Partners)는 “쓰지도 못하는 방학이 있다는 이유로 병원이나 대학이 의대 교수에게 연가보상비나 연차휴가 수당을 안 줘도 된다는 건 부당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선 법원 판결과 달리 2차 법령해석기관인 법제처와 고용노동부는 2020년 의대 교수도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차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고, 사용하지 못한 연차는 연가보상금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아주대 교수들이 제기한 사건의 대법원 최종 판단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근로자 범위’ 놓고 엇갈리는 법원 판결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고액의 보수를 받는 특수고용(특고) 노동자인 프리랜서에 대해서도 근로자 지위를 인정했다. 국회에선 플랫폼·프리랜서·특수고용 노동자 법적 보호를 골자로 한 ‘일하는 사람 기본법’도 발의되고 있다. 회색지대에 있던 영역에서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제노동기구(ILO)는 1999년 디센트 워크(decent work·좋은 일자리) 실현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내걸었다. 디센트 워크란 지속가능한 생계를 위한 적정한 보수, 실질적인 노동 3권, 일과 가정의 양립, 개인의 성장, 공정한 취급 등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말한다.

디센트 워크의 정신은 우리 헌법에도 반영돼 있다. 우리 헌법 제32조 제1항은 근로의 권리, 고용의 증진, 적정임금의 보장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헌법에는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전통적 의미의 근로자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면 근로기준법상 보호대상이 될 순 없다. 아주대 교수 사건의 하급심이 근로자로서 이중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은 것도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좁게 본 탓이다.

일하는 사람에 대한 법적 논의의 핵심은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어디까지 확장할 것인지의 문제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

서 변호사는 “일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정당한 근로의 대가를 줘야 한다”며 “일하는 사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근로기준법의 문턱이 높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움]

서 변호사는 일하는 사람(고용상의 지위나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일터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이 직접 일하고 이를 통해 보수를 받는 사람)의 법률 분쟁과 관련된 다양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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