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C부터 월드코인까지…다시 고개 드는 가상자산 기본소득론

입력 2023-10-1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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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호 기본소득당 공동대표, “CBDC 활용성 테스트로 기본소득 실험하자”
사생활침해ㆍ접근성 문제 가능성…“제도화ㆍ실험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민간에선 ‘월드코인’ 프로젝트, AI 시대 기본소득 대비 주장

▲오준호 기본소득당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한은의 CBDC 활용성 테스트를 통해 기본소득 실험을 하자고 11일 제안했다. (출처=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오준호 기본소득당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한은의 CBDC 활용성 테스트를 통해 기본소득 실험을 하자고 11일 제안했다. (출처=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가상자산을 활용해 기본소득을 제공하자는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부터 민간 가상자산까지 다양한 방법론이 있지만, 사생활 침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준호 기본소득당 공동대표는 지난 11일 CBDC를 활용한 기본소득 실험을 제안했다. 이는 최근 한국은행이 CBDC 활용성 테스트를 곧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5일 금융기관 간 자금거래 및 최종 결제 등에 활용되는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CBDC 활용성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개념검증(Proof of Concept, PoC)과 같은 가상의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기술 실험뿐 아니라, 일부 활용사례에 대해 제한적인 참여를 가능케 한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오 공동대표는 한국은행이 제시한 ‘일부 활용사례’를 기본소득과 연계해 실험해 보자고 제안했다. 정해진 지역 내 전체 주민 혹은 청년 등 경제활동을 주로 하는 인구에 CBDC를 지급해 직접 사용하도록 하고 이 데이터를 분석해 보자는 것이다. 오 공동대표는 “(기본소득 실험이) CBDC 활용성 검증과 함께 기본소득의 사회경제적 효과도 확인하는 1석 2조의 실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개인정보·사생활 침해 우려나 접근성 문제는 넘어야 할 산이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2단계 실험 당시 CBDC를 압류할 수 있는 절차를 시스템적으로 구현한 바 있다. 중앙화된 체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개인의 기본소득 사용 내용 내역을 국가가 들여다볼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최신 기술을 사용하는 만큼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기술적 문제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오 공동대표는 “국가가 개인의 거래내역을 볼 우려는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또한 국회가 사생활 침해를 막을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지하 거래나 불법 정치자금 전달 등을 막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접근성 문제에 대해서도 “일상적으로 쓰는 현금이 미래에 앞으로 사라지면, 소외계층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면서 “오히려 그러한 변화(현금 소멸)가 오고 있기 때문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실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6월 9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K-Startups meet OpenAI 행사에서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가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6월 9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K-Startups meet OpenAI 행사에서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가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CBDC 기본소득과 개념적으론 차이가 존재하지만, 샘 올트먼 오픈AI CEO 역시 ‘월드코인’ 프로젝트를 통해 다가오는 AI 시대의 기본소득을 대비하자는 주장을 해온 바 있다. 그는 올해 6월 9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AI가 가져올 노동의 변화를 언급하며 “다른 해결책도 함께 찾아야겠지만, 보편적 기본소득이 이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월드코인 역시 월드ID 생성 및 월드앱 사용을 위한 홍채 등록이 필수라 출시 이후 꾸준히 개인정보 침해 논란을 몰고 다녔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 문제 때문에 홍채를 등록하더라도 월드코인을 취득할 수 없고, 수사를 진행 중인 국가도 있다.

기본소득으로서의 활용성에도 지속해서 물음표가 붙는 상황이라 프로젝트에 관한 관심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6월 약 180만 명이 월드ID를 등록했었는데, 4개월이 지난 현재에도 등록자 수는 230만 명에 머물고 있다. 가격 역시 발행 당시 한때 2.7달러(약 3600원)를 넘어섰지만, 한때 1달러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1.5달러 수준이다.

한편, 오 공동대표는 월드코인에 대해 “제안은 의미는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없는 미래 기본소득을 고민하자는 취지는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가치 안정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점에서 정책적인 기본소득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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