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만 침공 시점, 경제지표 보면 알 수 있다

입력 2023-08-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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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앞두고 석유 구매량 늘릴 가능성
주요 식량 중 비축량 적은 콩, 전쟁 신호 될 수도
희토류 수출 금지와 자본 통제도 유의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4월 12일 남중국해에서 인민군 해군 함대의 사열을 받고 있다. 남중국해/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4월 12일 남중국해에서 인민군 해군 함대의 사열을 받고 있다. 남중국해/신화뉴시스
냉전 시기였던 1980년대 초, 소련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핵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여러 위험 신호를 찾아 나섰다. 소련 정보당국이던 KGB는 군사 영역을 넘어 다양한 지표로부터 위험 신호를 수집했다. 대규모 헌혈 캠페인부터 가축 도살, 예술활동 등 그 범위는 방대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것들은 핵 공격과 별 상관이 없었다.

오늘날 미국과 중국 사이엔 새로운 냉전 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서방 전문가들은 과거 소련이 그랬듯 잠재적 갈등의 징후를 찾고 있다. 특히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신호 찾기에 분주하다. 과거 헌혈과 가축 도살과 같은 허무맹랑한 움직임에서 신호를 찾으려 했다면 이젠 무엇을 보고 신호를 찾아야 할까.

최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신호를 경제와 금융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대표적으로 식량과 에너지, 금속 거래 활동이 중요한 지표로 제시됐다.

석유 비축량, 전쟁 가늠할 가장 좋은 지표

▲중국 톈진항에서 7일 로봇 차량들이 컨테이너를 옮기고 있다. 톈진(중국)/신화뉴시스
▲중국 톈진항에서 7일 로봇 차량들이 컨테이너를 옮기고 있다. 톈진(중국)/신화뉴시스
국가가 전쟁을 준비하는 데 있어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단연 에너지다. 보급품을 운반하는 트럭을 비롯해 군용 차량 운행을 늘리려면 상당량의 석유를 비축해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은 사용하는 석유의 약 4분의 3을 수입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텍사스 라이스대 베이커 연구소의 가브리엘 콜린스 에너지·환경 연구원은 “석유 비축량은 중국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가장 좋은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믹스도 주요 지표가 될 수 있다. 가스는 중국 에너지 믹스에서 아직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지만, 서방의 가스 공급 차단을 우려한 중국이 사전에 구매량을 늘리려 할 수 있다. 동시에 가스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이미 충분히 확보해둔 석탄 사용을 늘릴 수도 있다.

돼지 먹일 콩을 얼마나 사는지도 주목하라

▲중국 주요 식량 재고 현황. 단위 톤. 파랑색: 옥수수 하늘색: 밀 살구색: 쌀 황토색:콩. 출처 이코노미스트
▲중국 주요 식량 재고 현황. 단위 톤. 파랑색: 옥수수 하늘색: 밀 살구색: 쌀 황토색:콩. 출처 이코노미스트
식량 확보도 중요하다.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다른 나라보다 많은 양의 밀과 옥수수, 쌀, 대두를 비축해 왔다. 다만 전쟁이 가까워지면 더 많은 식량 구매에 나설 수 있다. 특히 중국이 보유한 식량 가운데 가장 부족한 부분인 콩의 수입이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중국이 보유한 콩 재고의 84%는 수입산이다. 대부분은 돼지를 먹이는 데 사용되며 돼지고기는 중국 전체 육류 소비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중국이 돼지에게 먹일 콩 재고는 2개월 물량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 육군 농업 장교인 구스타보 페레이라는 “콩의 구매가 가축 생산량 증가와 일치하지 않거나 시장 추세에 어긋나는 경우 전쟁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12월 8일 인민군 해군 병사들과 대화하고 있다. 광저우(중국)/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12월 8일 인민군 해군 병사들과 대화하고 있다. 광저우(중국)/AP뉴시스

희토류 등 금속 자원 통제 가능성

다음은 금속이다. 앞서 설명한 에너지와 식량이 수입에 초점을 뒀다면 금속은 수출 지표와 관련된다. 중국이 전쟁을 앞두고 있다면 다양한 기술에 필요한 희토류의 해외 반출을 꺼릴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이미 자원을 무기 삼아 서방에 맞서고 있는 만큼 전쟁이 가까워지면 이를 더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근 있었던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는 전쟁 임박 신호라기보다 미국과의 기술 전쟁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투자자의 자금 흐름도 주목

금융시장에서의 자금흐름도 중국의 대만 침공을 암시하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 통상 금융시장은 지정학적 위험에 다소 늦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전쟁 신호로 삼기엔 너무 늦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투자자가 중국의 계획을 사전에 감지한다면 대규모 자본 유출이 일어날 수 있고 중국 정부는 이보다 앞서 자본을 통제할 수도 있다. 일련의 모습에서 전쟁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대만 침공과 관련해 서방 전문가들은 확증 편향에 말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그러나 위성 이미지 등과 함께 경제지표가 전쟁을 예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전쟁을 막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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