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900조 시장 열린다"…비실대던 해외건설업계 ‘화색’

입력 2023-06-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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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람코 본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윗줄 가운데)을 비롯해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압둘카림 알 감디(Abdulkarim Al Ghamdi) 아람코 부사장, 프랑수아 굿(François Good) 토탈에너지 부사장(아랫줄 오른쪽부터)이 참석한 가운데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건설)
▲24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람코 본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윗줄 가운데)을 비롯해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압둘카림 알 감디(Abdulkarim Al Ghamdi) 아람코 부사장, 프랑수아 굿(François Good) 토탈에너지 부사장(아랫줄 오른쪽부터)이 참석한 가운데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50억 달러 규모의 수주고를 올리면서 제2의 중동붐이 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주요국들이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치열한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현대건설은 아람코와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 1·4번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람코가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쥬베일 지역에 추진하는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사업으로,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을 짓는 것이다. 사업 규모는 50억 달러 한화로 약 6조5000억 원 수준이다.

최근 국내 건설업계는 해외건설 수주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87억27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해외건설 수주 실적과 비교하면 2007년 이후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이번 현대건설의 수주로 단숨에 이를 뛰어넘게 됐다. 이번 수주를 합친 올해 상반기 해외 건설 수주누적액은 13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 실적(120억 달러)보다 14% 증가했다.

그간 침체됐던 해외건설이 수주 물꼬를 트자 다른 중동 프로젝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고유가로 주머니가 넉넉해진 중동국가들이 네옴시티(사우디), 압둘라시티(쿠웨이트), LNG 개발 프로젝트(카타르) 등 굵직한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할 채비를 속속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사우디는 5000억 달러(한화 약 650조 원) 규모의 네옴시티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옴시티는 서울보다 44배 넓은 사우디 북서부 약 26만5000㎢ 부지에 미래형 산업·주거·관광특구를 구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네옴시티의 친환경 직선도시 더 라인의 양 끝을 연결하는 스파인 프로젝트와 터널공사, 철도연결 사업에도 우리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웨이트는 ‘뉴쿠웨이트 2035′ 계획에 따라 압둘라 스마트시티 개발 프로젝트, 알주르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카타르는 라스라판 LNG 개발 프로젝트와 중동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GCC 철도 연결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라크는 바그다드 해수처리시설과 바그다드 경전철 등 사업을 예고했다. 여기에 현재 공사비 미지급으로 중단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도 다시 가동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사회기반시설을 조설하는 사업으로 약 14조4000억 원 규모다.

국내 건설사들도 정부와 손잡고 나머지 대규모 수주전 준비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사우디 네옴시티 고속철도 터널 공사와 미래형 복합 산업 단지 옥사곤 항만사업에 입찰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중 터널 공사에는 대우건설뿐만 아니라 중국 상해터널공정, 프랑스 솔레탕슈바시 등 해외기업들도 수주전에 뛰어들 계획이어서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도 올해 사우디에서 자푸라 가스전 2단계 입찰을 마무리했고 사파니아·파드힐리 등 가스 플랜트 입찰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최근 한·이라크 공동위원회가 6년 만에 재개되자 한화 건설부문은 현재 중단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 재개에 당분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건설은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시공을 맡고 있다.

하지만 자칫하면 남의 잔칫집 구경에 그칠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 기술력과 전통을 앞세운 서방권 국가들의 견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서방권 국가들은 그동안 꾸준하게 강한 모습을 보여 우리에게 위협적인 대상이었기에 수주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국내 건설사도 다른 나라 못지않게 기술력을 키워왔을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건설사들이 수주에 성공하게 되면 하도급 업체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현대건설 수주 사례처럼 ‘원팀코리아’ 등 기업과 정부가 협력한다면 예정된 프로젝도도 마저 수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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