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제2 중동 붐'으로 '정주영의 중동 신화' 이어간다

입력 2023-06-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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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베일 산업항 자재 출항 모습 (사진제공=현대건설)
▲주베일 산업항 자재 출항 모습 (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제2 중동 붐'의 서막을 열었다. 사우디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아미랄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다. 정주영 선대회장이 지금으로부터 반세기 전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을 통해 놓은 토대 위에 쌓아 온 실력과 신뢰가 다시 한번 중동 붐을 꿈꿀 수 있게 한 밑바탕이다.

현대건설은 24일(현지시각) 사우디 다란에 있는 아람코 본사에서 50억 달러(한화 약 6조5000억 원)의 '아미랄 석유화학 콤플렉스 패키지 1과 패키지 4'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아미랄 프로젝트는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 아람코가 발주한 사우디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건설사업이다.

현대건설이 확보한 패키지 1은 아미랄 프로젝트의 핵심인 MFC(혼합 크래커)를 건설하는 공사다. 해당 설비는 공정 부산물을 활용해 '화학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을 연간 165만 톤 생산하게 된다. 패키지 4는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주요 인프라 이외에 기반시설, 탱크, 출하설비 등을 포함한 시설 건설공사다.

현대건설은 설계·구매·건설 등 공사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이는 현대건설의 설계·조달·시공(EPC)의 뛰어난 역량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이번 프로젝트 수주는 다시 한번 중동 붐을 일으킬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은 창업주 정주영 회장 시절인 1975년 사우디 건설시장에 진출한 이래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불리는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며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을 절정으로 이끌었다.

주베일 산업항의 계약 총액인 9억6000만 달러는 당시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4분의 1에 달하는 금액이다. 현대건설은 육상과 해상에 걸쳐 모든 공종이 종합된 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사우디 정부는 물론 중동 지역에서 기술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본격적인 해외건설 진출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대건설은 이때를 시작으로 사우디에서 반세기 동안 170여 건, 약 232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1억992만 달러 규모의 '하일=알 주프 380kV 송전선'을 포함한 50여 개 송변전 공사를 비롯해 항만, 담수시설, 고속도로, 내무성 청사 등 수많은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사우디의 주요 인프라를 구축했다.

현재도 다수의 송변전 공사는 물론이고 지상 최대 프로젝트로 불리는 네옴시티 건설에도 참여하고 있다.

(자료제공=현대건설)
(자료제공=현대건설)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아람코와 다진 오랜 신뢰는 사우디의 정유·석유화학·가스 분야 산업 발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기는 기반이 됐다.

현대건설은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8억 달러, 2009년 준공), 카란 가스처리시설(14억 달러, 2012년 준공), 우쓰마니아 에탄회수처리시설(8억 달러, 2019년 준공) 등을 수행했다.

현재는 마잔 오일처리시설·가스처리공장 부대시설공사(28억 달러, 2024년 준공 예정), 자푸라 유틸리티·부대시설 공사(16억 달러, 2025년 준공 예정)를 비롯해 울산에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설비를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2026년 준공 예정)를 수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아람코의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나맷 프로그램을 통해 아람코의 건설 EPC부문 독점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정식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세계 건설사 중 소수만 이 지위를 확보했으며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아람코가 발주하는 석유화학 관련 신사업에 대한 수의 계약과 입찰 인센티브를 제공받는다.

▲사우디 카란 가스처리시설 공사 모습 (사진제공=현대건설)
▲사우디 카란 가스처리시설 공사 모습 (사진제공=현대건설)

이번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에는 정부의 노력도 일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면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고 인프라 분야에서의 대규모 경제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제2의 해외 건설 붐 실현을 위해 직접 발로 뛰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원팀코리아는 작년 11월과 올해 1월 사우디를 방문해 활발한 수주지원 활동을 펼쳤다. 원 장관은 수주 계약 체결식에도 참석해 "앞으로도 네옴시티 등 초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후속 수주를 위해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주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양국 경제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공동번영하는 확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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