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채 매입 가능성은 여전히 '컨틴전시 플랜'

입력 2009-04-1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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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조치 나서지 않을 듯..양적 완화책 내비친 게 그나마 다행

한국은행은 금통위에서 4월 기준금리 동결과 관련해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사중 하나였던 국채 매입 가능성은 여전히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불과했다.

이는 추경 예산과 관련해 국채 발행에 대한 시장의 부담이 지속되고 있지만 국고채 3년물 입찰이 원활하게 소화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물량 소화에 대한 우려가 크게 줄었기 때문.

시장 참가자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인 국채 매입에 나설 필요성은 낮아 보인다는데 대체로 무게를 싣는 반응이었다.

아울러 추경 관련 국채 발행이 향후 금융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경우 비상조치 측면에서 국채 매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준금리 동결 역시 경기 펀더멘털 개선 징후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나 경기회복이 확고한 모습을 띠기 전까지는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키로 결정,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낮춰준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 일각에서 기대했던 국고채 매입 여부에 대해서는 이성태 총재가 양적 완화 가능성을 남겨뒀다는 점에 그나마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전날 "최근 펀더멘털의 개선 징후가 조금씩 나타나고는 있지만 경기회복 기대를 확신하기에 국내외 여건이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며 "정부의 국채발행과 시장의 상황을 봐가며 필요시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양진모 SK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기준금리는 2%를 유지하려는 관성을 보일 것"이라며 "이 총재의 발언에 비춰볼 때 채권시장은 당분간 현재의 시장금리 수준에서 모멘텀을 기다리며 발행 물량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양 연구원은 또 "국채 매입 양적 완화는 한은의 RP용 담보 채권을 확보하기 위한 단순 매입부터 빠르면 이번 달, 늦어도 올 상반기내에 2~4조원 규모로 시작할 것이란 전망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이 총재가 국채 매입의 경우 경기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단행 여부가 결정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 비춰볼 때 한은의 그간 언급과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이 대규모 국채 매입이라는 양적 완화 조치를 본격적으로 취하기도 전에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는 소식이 한은의 국채 매입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채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FRB가 국채매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음에도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반짝 하락세를 보인 데 불과했고 영란은행(BOE) 역시 비슷한 조치를 취했지만 FRB와 비슷한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수익률 상승이 부분적으로 리스크 선호도가 반영된 결과도 있겠지만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높아진 것과 실업률 악화 등과 같은 부진한 지표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나타나는 결과라고 보도했다.

다시 말해, 대규모 국채 매입을 단행하더라도 금융 당국이 원하는 수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을 대변하는 보도이자 최근 대외 채권시장의 흐름이 이러하다는 것.

전문가들은 따라서 한은의 국채 매입 가능성은 지나친 기대도 무관심도 아닌 금융시장 비상시 발동될 수 있는 하나의 '히든 카드'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채권시장에 주는 시사점 역시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단기적으로는 다소 우호적으로 여겨져 단기적으로는 금리 상승세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기회복세 지속에 따른 금융완화 기조 강도의 약화로 금리 하락을 리스크 관리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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