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최저임금 '업종 차등' 아닌 '지역 역차등'은 어떨까

입력 2022-06-26 15:03 수정 2022-06-28 10:22

▲최저임금위원회 류기정 사용자 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과 이동호 근로자 위원(한국노총 사무총장)이 2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열린 6차 전원회의에서 나란히 앉아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뉴시스)
▲최저임금위원회 류기정 사용자 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과 이동호 근로자 위원(한국노총 사무총장)이 2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열린 6차 전원회의에서 나란히 앉아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뉴시스)

최근 고용노동부 직원들에게 아이디어 차원에서 ‘최저임금 지역별 역차등’을 제안했다. 의외로 긍정적 반응이 많았다.

제안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기존 최저임금위원회는 수도권 최저임금만 결정하고, 나머지 6개 권역(충청권·호남권·경북권·경남권·강원권·제주권)은 권역별 최저임금위원회를 구성해 자율적으로 최저임금을 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단, 수도권 최저임금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의 2배를 넘을 수 없으며, 비수도권 최저임금은 수도권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게 전제다.

이런 제안을 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수도권은 상가 임차료, 권리금 등 창업·영업비용이 과도하다. 일률적인 최저임금 급인상은 상대적으로 수도권 자영업자들에게 큰 충격을 준다. 특히 수도권은 일자리 공급이 많아 최저임금 수준이 낮아도 사업체 간 경쟁으로 임금이 높아진다. 구인·구직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서울에서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등록된 채용공고 중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공고 비율은 45.3%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인천과 경기도 상대적으로 이 비율이 낮다.

두 번째는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최저임금 차등의 필요성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는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전체 마을(읍·면 행정리)의 90.4%는 시외버스가 없었다. 69.4%는 종합병원까지 이동시간이 30분이 넘었다. 특히 부족한 건 대형마트, 영화관 등 생활 인프라다. 전체 마을의 23.1%는 해당 시·군에 영화관이 없었다.

비수도권 인프라 부족의 가장 큰 배경은 ‘질 좋은 일자리’ 부족에 따른 청년인구 유출이다. 최저임금 지역별 역차등은 청년인구 유출을 방지할 수단 중 하나다. 비수도권 임금이 오를수록 상경(上京)의 기회비용은 커진다. 이를 이유로 지방에 머물거나 돌아오는 청년이 는다면, 지역 내 소비 활성화로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 인프라 확충이 가능해진다. 다만, 비수도권 기업·자영업자들의 절대적인 매출액이 적음을 고려해, 일정 부분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연례적으로 행해지는 비생산적 지역축제만 없애도 충분한 재원이 마련될 것이다.

최근 수년간 최저임금위원회의 최대 쟁점은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여부다. 하지만, 업종별 차등은 현실적 한계가 명확하다. 업종뿐 아니라 업종 내 매출구간, 종사자 규모도 함께 구분해야 하는데, 한국은 일부 대기업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침투로 업종 내에서도 임금 지급여력 편차가 크다. 단순히 업종만 구분하면, 최대 수혜자는 최저임금이 낮은 업종의 대기업이 된다.

완벽한 설계가 불가능하다면, 이제는 관점을 바꾸는 게 어떨까 싶다. 모든 정책에는 목적이 있어야 하고, 국가 정책이라면 그 목적이 거시적이어야 한다. 단순히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수준’, ‘자영업자 경영난’ 같은 지엽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면, 너무 많은 것들을 보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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