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특근매식비가 중앙부처 가운데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근매식비는 정규근무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경비로, 인건비인 초과근무수당과는 지급요건이 다르다. 특근매식비를 과도하게 잡고 남은 돈을 다른 예산으로 사용하는 일도 발생해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민간 연구기관인 나라살림연구소의 이상민 수석연구위원, 송윤정 책임연구원이 발간한 '2022년 중앙정부 부처별 특근매식비 예산 현황 분석'에 따르면, 올해 중앙부처 중 특근매식비 예산액이 전년 대비 많이 증가한 부처는 선관위로, 증가율이 1226.04%에 달했다. 질병관리청(127.69%), 행정안전부(107.37%)가 뒤를 이었다.
인건비 대비 특근매식비 규모도 선관위가 5.56%에 달해 가장 컸으며,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2.10%),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1.64%), 국회(1.31%), 법제처(1.25%) 등의 순이었다.
보고서는 특근매식비를 과도하게 편성하고 남은 돈을 다른 예산으로 사용하는 일도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2020년 감사원은 교육부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전체 특근매식비 가운데 절반인 11억여 원을 증빙 자료 없이 부당 집행했음을 지적했다.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의 경우에도 2019년 결산 심사 과정에서 연례적인 특근매식비 집행 저조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보고서는 "특근매식비의 경우 근무자의 초과근무를 전제로 하는 예산으로, 특근매식비가 과다한 경우 해당 부처의 인력 규모는 적정한지, 적정하다면 초과근무로 인한 예산 규모가 과다한 이유는 무엇인지, 실제 초과근무 현황과 예산의 집행 현황이 일치하는지 등에 대한 종합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특근매식비 예산이 철저한 관리 시 절감되기도 하고, 집행 기관의 의지에 따라 남겨서 조정재원으로 활용하기도 하거나 집행하기도 하는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근매식비 관리 부실로 인해 2020년 감사원 지적을 받은 교육부는 특근매식비 예산액이 중앙정부 전 부처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은 연례적으로 실소요보다 많은 예산을 특근매식비로 편성하고, 이 가운데 약 1억 원을 일반수용비로 조정해 사용한 데 대한 지적을 받은 이후 특근매식비 집행률이 94.6%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각 기관은 특근매식비의 용도에 따른 예산 집행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예산 편성 및 집행 지침에 따라 특근매식비 관리 장부를 명확하게 기재하고, 용도 외 사용을 금지하는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