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1조원 경제 효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입력 2022-03-2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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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넷플릭스)

가장 최근 한류를 주도했던 콘텐츠를 꼽으라면 단연 ‘오징어 게임’이다. 2021년 9월 17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 드라마는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괴하면서도 잔혹한 서바이벌을 통해 만국 공통의 화두인 ‘계급 문제’를 다루면서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일으켰다. 드라마의 주연 배우인 이정재는 한국인 최초로 제28회 미국배우조합상 TV드라마시리즈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주요 외신들 역시 ‘오징어 게임’ 인기에 주목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오징어 게임’은 현대 사회의 계층 갈등을 전 세계인이 공감하는 방식으로 풀어냈다”고 말했고,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섬뜩한 유머와 기발한 미장센이 빛나는 피로 얼룩진 공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고 평했다. 이에 따라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보다 깊고, 자세하게 이해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오징어 게임과 콘텐츠 혁명’은 시의적절한 책이다.

▲(인물과사상사)
▲(인물과사상사)

이 책은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에 대해 한국의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그 의의를 탐구했다. ‘오징어 게임’의 스토리 구성, 촬영, 음악, 편집, 마케팅, 유통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그 가운데 특히 ‘오징어 게임’을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한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의 글이 흥미롭다. 김 위원은 이 글에서 ‘오징어 게임’의 외부 경제 효과보다 내부 경제성을 높일 방법을 골몰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넷플릭스를 포함한 많은 글로벌 OTT들이 한국의 영화·드라마 제작사와 계약하려는 이유는 간명하다. 가성비가 높기 때문이다. 그들의 입장에선 싼 가격으로 우수한 콘텐츠를 보장받는다. 김 위원은 “우리의 경우 해외 유수 제작 환경과 비교할 때 일부 스타 배우나 스타 작가를 제외하고 드라마 제작 스태프들의 인건비가 매우 낮다”며 “빠듯한 제작비에 맞춰야 한다는 이유로 참여 인력들의 열정 봉사를 강요하는 분위기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김 위원에 따르면 넷플릭스 성장에 기여한 ‘기묘한 이야기’의 편당 제작비는 대략 143억 원 수준이다. 편당 제작비가 28억 원인 ‘오징어 게임’에 비해 5배가 넘는 금액이다. 그는 “우리가 이 정도의 비용으로 제작이 가능한 까닭을 이제는 숙고해 볼 때가 되었다”며 “낮은 인건비는 이제까지 한국 영상물의 강점이었지만 앞으로는 약점이 될 수 있다. 정당한 비용을 치르고 최고 수준의 상품을 만드는 환경으로 바뀌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어떤 산업에서든 낮은 인건비를 기반으로 최고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는 경우는 드물다. 싸구려 상품을 만들 때는 비용을 낮추는 것이 미덕이지만, 최고의 상품을 만들 때는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선순환이 가능하다”며 “참여자에 대한 처우가 낮은 산업에 재능 있는 인재들이 계속 뛰어들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현장에서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이 ‘오징어 게임’이 거둔 경제 효과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위원은 “최저 수준으로 묶여 있던 인건비 수준을 다른 산업 수준으로 올려야만 산업의 정상적인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제는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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