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과열속 코스피3000 붕괴에도 미친 집값, 달리는 가상화폐

입력 2021-01-3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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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으로 경기가 급격히 식어가고 있지만, 실물경제의 거울이라는 증시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비트코인 가격도 크게 오르고, 금과 같은 안전 자산 가격도 코로나 사태 이후 계속 들썩이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로 돈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화폐 대신 주요 자산을 보유하려는 심리, 주가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합쳐진 결과라고 분석한다.

미친 집값, 달리는 가상화폐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종가기준 코스피 지수는 2976.21을 기록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을 밑돈 건 지난 6일(2968.21) 이후 17거래일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막대한 유동성을 투입하며 증시 하락을 막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올 들어 증시는 개인 투자자들의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꿈의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지수 3000선을 넘은 바 있다. 지난 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은 역대 최대치인 63조 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해 3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급락 이후 40조 원 가까이 유가증권시장에 쏟아부으며 증시를 견인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1조7000억 원, 20조 원을 순매도했다.

증시가 상승하자 투자자들이 더 몰리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키움증권은 지난 5일 하루에만 3만9756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돼 회사 창립 이래 하루 단위 역대 최대 기록을 냈다.

개미들은 해외 주식도 무서운 속도로 사 모으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매수+매도)금액은 1983억2234만 달러로 전년 409억8539만 달러 대비 무려 4.83배 폭증했다. 매도와 매수는 각각 892억9411만 달러, 1090억2823만 달러로 원화로는 약 215조4375억 원에 이른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증시 폭락과 회복을 동시에 겪은 지난 해의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만 197억3412만 달러(21조4371억 원)에 달해 전년 25억1111만 달러 대비 7.85배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주식(47조3000억 원)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서학개미들이 많이 사들인 종목은 대부분 미국 주식이었다. 지난해 국내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의 90%인 177억6700만 달러가 미국 주식 차지였다. 종목별로는 테슬라가 30억171만 달러(3조2607억 원) 순매수로 가장 많았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증시 개인 순매수 3위 종목인 현대차(2조5900억 원)보다도 큰 규모다.

최근 시장의 특징은 주가만 오르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책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지만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하고,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도 치솟고 있다.

암호화폐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31일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0.19%(6만900원) 하락한 372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른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도 거래가격이 3721만 원을 넘겼다. 가상화폐 가격은 거래소마다 차이가 있다. 이달 초만 해도 4000만 원을 넘어섰지만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최근 분석노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14만6000달러(약 1억6000만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2017년 비트코인 가격 급등 당시 최고경영자인 제이미 다이먼이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주장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위험자산 뿐 아니라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부동산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책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지만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 거점 도시들의 부동산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최근 2주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역대 최고를 연달아 갱신하고 있다. 고가 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리던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3의 경우 전용면적 163.7㎡가 지난달 21일 33억원(36층)에 매매되면서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서초구에서는 국민주택 규모인 반포동 반포리체 84.97㎡가 지난달 30일 27억5000만원(27층)에, 같은 동 반포자이 84.98㎡가 같은 달 28일 29억원(15층)에 각각 기존 최고 가격을 뛰어넘는 가격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84.8㎡는 지난달 24일 23억5천만원(12층)에 신고가로 매매됐으며 같은 동 트리지움 114.7㎡는 지난달 8일 25억7900만원(21층)에 이어 29일 26억원(9층)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금값도 조정을 겪고 있지만 2000달러를 탈환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5%(9.10달러) 오른 1850.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동성 파티의 끝은 어디

전문가들은 코로나 충격으로 실물경제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안전 자산뿐만 아니라 위험 자산마저 가격이 치솟는 현 상황을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는 결국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돈’ 때문인데 통상 ‘시중 통화량’이라고 부르는 M2(광의 통화량)는 지난 4월 사상 처음 3000조 원을 넘어선 이후 계속 불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돈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화폐 대신 주요 자산을 보유하려는 심리와 자산 상승장에서 소외되기 싫은 불안감이 더해진 결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코로나 악화 상황에서 달러화 약세와 위험 자산 선호로 글로벌 증시 대비 한국 증시의 이익 모멘텀은 여전히 양호하다”면서 “반면 채권, 대체투자, 부동산의 비중은 소폭 줄어드는 등 전체적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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