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 3곳 믿고 LNG 화물차 도입한다고?

입력 2008-11-05 11:12 수정 2008-11-0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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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경유화물차 LNG전환사업, 무리한 추진에 반론 비등

국토해양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경유 화물자동차 LNG 전환' 사업이 시행 초기부터 삐걱대고 있다.

기술력도 아직 부족하거니와 투입비용에 비해 실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LNG 충전소가 3곳에 불과한 등 열악한 인프라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토부는 경유 화물차의 LNG 화물차 전환을 위해 대당 약 2000만원의 개조비용을 전액 국고 지원할 방침이다.

개조 대상 차량은 올해 10t 이상 대형화물차 500대를 비롯해 2012년까지 1만500대에 달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LNG 화물차는 연료비가 경유 화물차의 약 60~70% 수준이며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적고 1회 충전으로 600km 이상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다"며 "도입되면 화물 운송업계의 경영 부담이 완화되고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물질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 개발도 완료됐고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라 업체들의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국토부의 주장은 업계와 전문가들에 의해 즉각 반박되고 있다. 이들은 시행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반론의 근거는 크게 출력 문제와 안전성, 기술 완성도와 충전소 부족 등이다.

우선 출력 문제는 개조 이후 화물차 출력이 크게 감소해 운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을 근거로 하고 있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실제 LNG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휘발유 차량 배출량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개조 이후 차량의 힘이 딸리거나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LNG 화물차 도입 사업 담당자인 국토해양부 조세기 사무관은 "환경부 시험을 거친 만큼 개조 차량에 고장이 잦아지거나 하는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한다.

안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좀 더 구체적이다.

지난 달 17일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LNG화물자동차 도입방안 공청회'에서 안병철 화물연대 본부장 직무대행은 "차량이 노후 됐을 때 미션 밑으로 상당량의 기름이 유출되는데 가스 역시 마찬가지"라며 "이럴 경우 운전자의 건강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희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상무 역시 "환경부가 주관했던 배출가스 저감장치 사업에서도 실제 운행시 엔진에 이상이 생기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LNG의 경우도 100% 신뢰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관련 기술력이 최근 몇 년 사이 진일보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 완성 단계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 김기동 박사는 이에 대해 "LNG는 장기간 차를 운행하지 않으면 다시 충전하려고 해도 충전이 잘 안될 수 있다"면서도 "LNG 자동차 연료가 누수된 사례는 없었고 유출이 되더라도 대기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충전소 부족은 화물차 화주들이 개조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다. 현재 LNG충전소는 대전, 포항, 평택 단 3곳에서 운영 중인데다 충전소 1기를 완성하는 데 보통 6~8개월의 기간이 소요돼 쉽게 충전소 확대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국토부는 충전소 인프라 구축이 충분할 때까지는 LNG와 경유를 같이 사용하는 '혼소차량'을 보급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석준 대한통운 환경안전팀장은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바로 충전소 부분"이라며 "충전소가 자체 거점 내에 위치하고 있지 않다면 업체가 얻는 시너지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백승관 국토해양부 물류산업과장은 "현재 충전소는 3개에 불과하지만 내년 초에 광양, 인천 지역에 추가 건설할 계획"이라며, "수요에 따라 이동식 충전소 내지는 소형식 충전소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경유 화물차의 LNG 전환을 위해 올해 100억원, 내년에 400억원 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당초 지난 10월 중 개조업체 및 대상차량 선정을 마치고 본격 추진하려는 국토부의 계획은 이미 비등하는 반대여론과 준비 부족으로 인해 11월로 미루진 상황이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정책 방향 설정이 잘못됐다"며 "LNG 차량 전환에 투입되는 막대한 혈세를 차라리 환경개선 사업에 투자하는 게 훨씬 효과가 클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환경부는 대기환경 개선 차원에서 천연가스자동차 보급을 추진 중인데 연초 화물연대 파업 조기 진화를 위해 성급하게 LNG화물차 보급 카드를 내민 것”이라며 “좀 더 치밀하고 체계적인 수요 및 효과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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