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재개 딜레마...파우치 "졸속 재개하면 막을 위험도 못 막아"

입력 2020-05-13 16:50 수정 2020-05-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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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졸속 경제 재개는 고통과 죽음 초래할 것”…뉴욕증시, 2% 안팎 급락·증시와 실물경제 괴리 심해

한동안 경제 재개 기대감에 오름세를 보이던 미국 증시가 12일(현지시간) ‘닥터 파우치’의 조기 경제 재개 위험 경고에 급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고개를 든 가운데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경종을 울리자 2차 발병 우려가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감염병 대통령’으로 떠오른 파우치 소장은 이날 상원 보건·노동·교육·연금위원회 청문회에서 화상으로 증언했다. 그는 “지침을 무시한 조기 경제 재개는 코로나 확산을 제어할 수 없는 형태로 재발시킬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이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고통과 죽음을 초래해 경제 회복 길을 후퇴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무시무시한 예측을 내놓았다.

또 가을 학기 개학에 대해서는 “어린이에 대한 결정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에 감염된 아이가 혈관 염증을 일으키는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 사례가 여러 건 보고됐다”며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이런 파우치 박사의 발언은 경제활동 재개를 애타게 기다렸던 시장을 실망시켰다. 이날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89%, S&P500지수는 2.05% 각각 급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2.06% 빠졌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파이낸셜 수석 시장 투자전략가는 “시장은 경제가 어떻게 다시 문을 여는지 관망하고 있다”며 “파우치 박사의 청문회 증언은 경제활동을 너무 빨리 재개하면 코로나 환자가 다시 늘어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시장 참가자들에게 다시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가을 독감 시즌에 코로나19가 함께 확산하면서 지금보다 더한 2차 감염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며 향후 수개월 간 ‘사회적 거리두기’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재개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코로나19 재발 위험을 경고했다. 이창용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과 폴 톰슨 유럽 담당 국장은 이날 IMF 블로그에 공동으로 올린 글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아시아와 유럽 일부 국가가 점진적으로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있다”며 “그러나 신규 감염자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억제하는 조치가 널리 정비되기도 전에 성급하게 일을 진행시키면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새로운 인명 피해와 경제적 희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RSM의 조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물경제와 증시 사이의 괴리가 수년간 이어졌지만 코로나 사태로 더 뚜렷해졌다”고 꼬집었다. 리서치 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22.5배로, 닷컴버블이 붕괴했던 2000년 10월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다.

이에 뉴욕증시에 가장 낙관적인 골드만삭스마저 올 여름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 미국 증권 투자전략가는 “미·중 갈등 재고조와 너무 높아진 증시 밸류에이션 등 이번 봄 투자자들이 크게 개의치 않았던 리스크들이 있다”며 “가장 큰 리스크는 역시 코로나19다. 뉴욕 이외 지역에서 감염자 수가 늘고 있고 이동 제한 완화에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3개월 안에 S&P지수가 2400선으로 후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주가가 앞으로 18% 폭락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연말 경기회복에 힘입어 S&P가 3000선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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