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진의 시정24시] 신종 코로나 ‘과잉대응’이 낫다

입력 2020-02-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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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

최근 ‘과잉대응’이라는 말을 많이 볼 수 있다. 2015년 한국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덮쳤을 때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말로 이후 각종 재난 발생 시 쓰이고 있다.

‘과잉(過剩)’이라는 단어는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직역하면 예정하거나 필요한 수량보다 많아 남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의 ‘과잉’은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더욱 적극적으로, 더욱 강력하게 대응하자는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 시장의 연이은 행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0일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발생한 뒤 방역대책반을 설치하고 24시간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설 연휴인 26일에는 대책회의를 열었다.

박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정세균 국무총리와 함께 서울 보라매병원을 찾았다. 특히 전 시민을 대상으로 재난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서울시의 행정력을 총동원하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이런 과잉 대응은 현재 신종 코로나가 중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4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만438명, 사망자는 425명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는 하루 전보다 3235명, 사망자는 64명 늘었다. 일일 사망자 수가 6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0일 위건위가 공식으로 통계를 발표한 이래 처음이다.

지금도 신종 코로나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국, 프랑스, 호주로까지 번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6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적지 않은 감염 피해를 보고 있다. 이는 동남아 화교권 국가들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아직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의 전파력을 2003년 774명이 숨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보다는 낫다고 보고 있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 감염원의 종류와 발병 지역은 물론 바이러스 확산 형태까지 사스를 떠올리게 한다. 사스는 2002년 말 중국 남부에서 37개국으로 확산했다. 중국 정부의 초기 방역 실패와 뒷북 대처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도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이 비슷하다.

다만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과 정부 대응 체계가 미흡하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든지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어쨌든 중국은 초기 방역에서 실패했고, 이젠 신종 코로나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로 확산은 불가피하다. 즉 각국의 검역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정말 과하다 싶을 정도의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통제하지 못할 만큼 신종 코로나가 확산한다면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시민 모두가 불안함에 떨어야 한다. 자칫 신종 코로나에 걸릴까, 혹은 죽음까지 두려워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다.

사자성어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 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이다. 이번엔 아니다. 지나칠 정도로 철저하게 점검해 국민의 불안을 없애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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