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해묵은 신용 우려… 조정의 빌미로

입력 2008-08-14 09:1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옵션만기를 하루 앞둔 13일 코스피시장이 미국과 중국의 외풍을 맞아 이틀째 하락했습니다.

간밤 뉴욕증시(12일)는 국제유가의 사흘 연속 하락세와 무역적자 축소 소식에도 불구 JP모간체이스와 골드만삭스의 어두운 3분기 실적 전망이 신용 불안감을 자극해 사흘만에 소폭 하락했습니다.

장 초반 잠시 반등하기도 했던 코스피지수는 주변 아시아증시가 약세를 보인데다 외국인 선물매도 규모 확대와 함께 프로그램 매물이 흘러나오면서 장중 한때 20포인트 이상 낙폭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장 막판 낙폭을 일부 만회한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4.40p(0.91%) 내린 1562.72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1억원, 2219억원 매도우위로 대응한 반면, 개인은 2193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박스권 저가매수에 주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2175억원)를 중심으로 135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비차익거래는 이날도 825억원 매수우위를 유지하며 11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일본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2.4%)를 기록하며 6년만에 경기침체의 문턱에 들어설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조성되면서 이날 닛케이지수는 2.11% 급락했습니다.

장중 한때 3.5% 급락했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장 후반 증시부양책 루머와 함께 낙폭을 줄여 0.44%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이로써 중국증시는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대부분 업종 하락

건설(0.16%)과 은행(0.15%)을 제외한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의료정밀(-2.63%), 기계(-2.13%), 전기가스(-1.46%), 전기전자(-1.34%), 철강금속(-1.23%)의 낙폭이 컸습니다.

건설업종의 상승이 진흥기업(상한가), 남광토건(9.08%), 삼호개발(3.18%) 등 일부 테마 개별주들의 급등에 힘입은 바 크고 업종별 등락차가 크지 않아 별다른 특징은 없는 장세였습니다.

개장 초 강세를 보였던 삼성전자(-1.34%)를 비롯해 LG전자(-2.45%), LG디스플레이(-1.48%) 등 최근 견조했던 IT주들도 대부분 쉬어가는 흐름이었습니다.

한편 삼성전기(0.41%)는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고,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삼성SDI(-0.67%)와 장중내내 강세권에 머물던 하이닉스(-0.43%)는 장 막판 약보합세로 돌아섰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는 국민은행(0.17%)과 KT&G(0.11%) 정도만이 소폭 상승했고, POSCO(-1.58%), 한국전력(-1.53%), 현대중공업(-1.46%), 신한지주(-0.51%), 현대차(-0.41%) 등 업종대표주들이 대부분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기관이 팔자로 돌아선 우리금융(-5.31%)의 낙폭이 컸고, 유증 확정발행가 하락으로 자금조달 규모에 차질을 빚게된 STX는 11.02%나 폭락했습니다.

동아제분과의 합병을 검토중인 에스씨에프가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한 반면, M&A 기대감이 사라진 기린(-7.14%)은 약세행진을 재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외국인이 201억원 매도우위를 보인 코스닥시장에서는 NHN(-4.05%)과 하나로텔레콤(-2.40%), 메가스터디(-2.83%), 태웅(-1.71%)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줄줄이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국토해양부가 경인운하 건설을 위한 예비타당성 검토 용역 의뢰를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는 소문에 홈센타(8.78%), 특수건설(5.71%), 이화공영(5.00%), 신천개발(3.08%) 등 대운하 관련주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해묵은 신용 우려 다시 등장

국제유가가 안정되고 달러 강세와 함께 리세션(recession) 우려가 경감되자 해묵은 신용 리스크가 다시 머리를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주목할만한 새로운 악재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기술적 조정이 필요한 증시가 조정의 빌미로 '신용 이슈'를 택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메릴린치 등의 대형 금융기관들은 얼마전 부실 CDO(자산담보부증권) 자산의 할인 매각을 통해 자산을 클린화하고 회계 투명성을 높임으로써 3분기 실적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시킨 바 있습니다.

금융기관들이 헐값매각 논란이 일 만큼 보수적인 회계처리로 잠재부실을 적극 밝히고 털어냄으로써 불필요한 불확실성들을 제거하는 해법이 마련된 셈입니다.

LBO채권 매각 및 상각처리와 관련해 LBO채권 가치가 할인가격 이하로 더 떨어질 경우 향후 금융기관들이 추가로 부실을 떠안게될 수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금융기관들의 3분기 어두운 실적 전망이 최근 금융불안의 주된 배경입니다.

그러나 두가지 요인은 신용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내용들입니다.

먼저 신용 위기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CDO 자산은 이미 80% 가까운 높은 할인율이 적용돼 매각된 상태입니다. 매각시 액면가의 20% 정도만이 잔여가치로 인정될만큼 부실이 심각했기에 가장 주목을 받았던 부실자산입니다.

그러나 LBO채권의 할인율은 20% 정도로 CDO보다는 건전한 자산으로 간주되며, 이미 도이치뱅크 등은 35% 수준까지 내부적으로 상각 비용처리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LBO채권이 완전 부실화되더라도 추가 손실폭은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올해 파산채권시장의 경우 파산기업의 자산매각 등을 통해 액면가의 평균 60% 정도는 회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 등의 3분기 이익전망이 하향조정된 것은 증시 침체로 각종 거래수수료와 중개, 자문료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합니다. 이는 이익 감소 등 일반적인 기업의 영업실적 부진의 문제이지, 기업의 존폐 및 금융시장 교란과 관련된 재무리스크는 아니라 할 것입니다.

S&P500지수는 60일선의 저항을 받아 사흘만에 음봉을 기록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단기 상승추세를 훼손하지 않는 범주내에서 진행된 미세한 조정으로 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몰론 최근의 반등은 역실적 장세에서 진행되는 베어마켓 랠리 성격이 강하므로 반등폭이나 반등강도 면에서 큰 기대를 걸 수는 없겠으나, 하방경직성 강화로 추가 조정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함께 감안해야 하겠습니다.

전일 필자는 기술주들의 상대적 강세 배경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의 하락률은 0.38%에 그쳤습니다. 댜우존스의 1.19% 하락률과 대비되는 견조함입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오히려 0.30% 올랐습니다.

IT주들이 시장을 거슬러 역동적인 상승세를 펼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당연히 무리가 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경기와 실적에 선행하는 증시의 속성과 반도체 중심 IT주들의 예상순이익 상향 조정, 턴어라운드 전망을 감안해본다면 IT주들의 최근 비교우위는 분명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수익률 제고차원에서 치고빠지기식의 전술적 대응을 병행하더라도, 향후 주도주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만큼 IT, 자동차 등 수출 소비재 섹터의 저평가 우량주들에 대해서는 점차 비중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내일은 옵션만기일입니다. 옵션연계 매물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안다고 해도 투자에 별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옵션만기 관련 변동성이 증시의 방향성을 바꿀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발표된 각종 만기일 시나리오들의 적중률이 무시해도 될 정도로 낮기 때문입니다.

파생상품을 거래하거나 초단타 성향의 투자자가 아닌 이상 시황 변화에 동요되지 말고 보유종목의 펀더멘탈에 집중하는 자세가 바람직합니다.

상반기 보고서 제출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안타깝게도 우량 중소기업들의 예상밖 손실 발생 소식들이 적지않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통화옵션 상품인 KIKO 거래 관련 손실들입니다. 애써 영업활동을 통해 힘겹게 벌어들인 수익 또는 수익의 몇배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는 소식들이 반복해서 전해지고 있습니다. 시황변동에 휘둘리지 않고 기업의 영업수익 모델에 주목했던 해당 투자자들로서는 참으로 맥빠지는 소식입니다.

일부 중견기업은 이날 장마감 후 무려 5백억원에 가까운 파생상품 관련 손실을 발표했습니다. 금융감독당국은 이달말 통화옵션상품 `키코`의 불완전판매, 소위 꺾기 관행이 있었는지를 현장 점검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은행과 기업, 어느쪽의 책임 유무를 떠나 우량 중소기업들이 본연의 영업 및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 있고, 개인투자자들도 기업의 역량을 믿고 중장기 가치투자 비중을 높일 수 있도록 이번 일을 계기로 사전 제어장치가 꼭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아이돌 레시피와 초대형 상품…편의점 음식의 한계 어디까지?[Z탐사대]
  • 제니와 바이럴의 '황제'가 만났다…배스 타올만 두른 전말은? [솔드아웃]
  • 송다은 "승리 부탁으로 한 달 일하고 그만뒀는데…'버닝썬 여배우' 꼬리표 그만"
  • ’돌아온 외인’에 코스피도 간다…반도체·자동차 연이어 신고가 행진
  • ‘빚내서 집산다’ 영끌족 부활 조짐…5대 은행 보름 만에 가계대출 2조↑
  • “동해 석유=MB 자원외교?”...野, 의심의 눈초리
  • 미끄러진 비트코인, 금리 인하 축소 실망감에 6만6000달러로 하락 [Bit코인]
  • 명승부 열전 '엘롯라시코'…롯데, 윌커슨 앞세워 5연속 위닝시리즈 도전 [프로야구 16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6.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807,000
    • +0.22%
    • 이더리움
    • 5,044,000
    • +0.8%
    • 비트코인 캐시
    • 610,000
    • +1.33%
    • 리플
    • 691
    • +1.77%
    • 솔라나
    • 204,800
    • +0.64%
    • 에이다
    • 584
    • +0%
    • 이오스
    • 937
    • +0.54%
    • 트론
    • 164
    • +0%
    • 스텔라루멘
    • 139
    • +0.72%
    • 비트코인에스브이
    • 70,050
    • -0.85%
    • 체인링크
    • 21,030
    • -1.22%
    • 샌드박스
    • 545
    • +0.9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