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자동차 업계 ‘제왕’에서 씁쓸한 몰락까지…르노 회장 겸 CEO서 사임

입력 2019-01-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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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닛산과의 연합 유지가 더욱 중요 판단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20년간 글로벌 자동차 업계 제왕으로 군림했던 카를로스 곤이 씁쓸하게 몰락했다. 곤은 한때 프랑스와 일본의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무려 3개 자동차 대기업의 수장이었으나 이제 일본 감방에서 추운 겨울을 지내는 것은 물론 프랑스마저 그를 저버린 것이다.

일본에서 현재 구금 중인 카를로스 곤 르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물러났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프랑스의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곤 르노 회장 겸 CEO가 전날 사임했다고 밝혔다.

르노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곤의 뒤를 이을 새로운 리더십을 결정한다. 소식통들은 르노의 신임 회장으로는 프랑스 타이어업체 미셰린의 장 도미니크 세나르 CEO가 임명되고, CEO는 현재 임시 CEO를 맡고 있는 티에리 볼로레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경찰이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곤을 체포한 지난해 11월 19일 이전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곤 전 회장은 그 이후 지금까지 계속 구금 상태에 있으며 두 차례 보석 석방을 신청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 일본 검찰은 곤이 자신의 보수를 과소 기재했으며 개인 투자손실을 닛산자동차가 부담하게 하는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닛산은 곤이 구속된 지난해 11월 바로 회장직에서 해임했고 미쓰비시자동차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르노는 자신이 무죄라는 곤의 주장을 믿으면서 그동안 그의 직위를 유지했으나 사실상 곤이 회장 겸 CEO 업무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결국 행동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곤은 보석이 거부되면서 최소한 정식 공판이 열리는 3월까지 계속 감방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르노는 법률적인 문제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해임이 아니라 사임이라는 형식을 취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르노와 프랑스 정부가 곤을 포기하기로 한 결정에는 닛산, 미쓰비시와의 연합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르메르 장관은 “새로운 경영체제를 구축할 때”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르노와 (닛산·미쓰비시자동차) 연합의 미래에 대한 준비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립 자동차 애널리스트인 베르나르 줄리앙은 “이는 한 사람이 너무 오래 권력을 잡고 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한탄했다.

▲카를로스 곤 르노 전 회장 겸 CEO. AP뉴시스
▲카를로스 곤 르노 전 회장 겸 CEO. AP뉴시스
곤은 구속 전에 러시아에서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에 뻗쳐나간 자동차 제국의 수장이었다. 르노·닛산·미쓰비시자동차연합은 2017년 무려 1060만 대의 차를 판매했다. 이는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도요타를 뛰어넘은 사실상 세계 1위 기록이다.

특히 곤은 동맹 관계가 유지되기 힘든 자동차 업계에서 무려 20년간 르노·닛산 체계를 굳건하게 지킨 카리스마로 널리 알려졌다. 그의 체포로 인해 파트너십은 크게 흔들리게 됐다.

곤은 미셰린에서 엔지니어로 사회 첫 발을 내딛었다. 18년간 있으면서 북미 사업부 대표까지 승진했으며 1996년 르노로 자리를 옮겼다. 르노가 파산 위기에 처한 닛산을 인수하고 나서 그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파견한 1999년 전설이 시작됐다. 곤은 공장을 폐쇄하고 2만1000명 직원을 감원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코스트 킬러(Cost Killer)’라는 별명과 함께 닛산을 구한 영웅 대접을 받았다.

르노·닛산 연합이 번성하고 2016년 연비 조작 스캔들로 경영난에 빠진 미쓰비시자동차까지 품에 안으면서 곤의 위치는 더욱 확고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닛산 내부에서 부정행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곤은 순식간에 몰락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곤 전 회장이 연합을 넘어 르노와 닛산의 합병을 추진하자 닛산 측에서 반발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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