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수당, 총선서 과반의석 확보 실패...메이, 캐머런 전철 밟나

입력 2017-06-09 09:05 수정 2017-06-0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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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협상력 강화하려 던진 조기총선 카드가 자충수...언론은 이미 후임 거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력을 강화하겠다고 던진 ‘조기총선’ 카드가 결국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자충수가 될 것인가. 8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출구조사가 나오는 등 상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브렉시트’를 놓고 도박을 했다가 낭패를 본 전임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BBC 등 영국 방송 3사는 이날 오후 10시 투표 마감 직후 공동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여당인 보수당은 314석, 노동당은 266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34석, 자유민주당은 14석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수당은 현재(330석)보다 16석을 잃어 과반 의석을 놓치게 되는 반면 제1 야당인 노동당은 34석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출구조사 결과는 사전여론조사와 사뭇 다른 것이다. 사전조사에서는 보수당이 과반 의석은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이 이처럼 빗나가면서 앞으로 정국 혼란은 불가피하게 됐다. 출구조사 결과대로 투표 결과가 나오면 조기총선 카드를 던진 메이 총리는 과반 의석 상실에 대한 거센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

지난 4월,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장고 끝에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때만 해도 보수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컸다. 하지만 이후 테러가 잇따라 터져 무고한 희생자들이 속출하면서 유권자 사이에 메이 정권의 안일한 테러 대응에 대한 회의론이 커졌고, 이번 총선에도 반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임자인 캐머런 총리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자 브렉시트라는 승부수를 띄웠었다. 2015년 총선 당시 보수당 내 강경파를 달래 총선에서 승리할 생각에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섬나라인 영국은 역사적으로 유럽과 거리를 두고 견제와 균형을 맞추는 것에 초점을 맞춰왔다. EU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했던 이유다. 아울러 난민위기와 이민자 유입으로 자국 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저소득층의 우려 속에 난민을 제한하려는 영국 정부에 제동을 거는 EU에 불만도 많았다.

여기에 캐머런 전 총리의 계산착오가 있었다. 2013년 캐머런은 2년 뒤 치러질 총선 공약으로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제시했다. 총선에서 승리하고나서 EU와 협상을 벌여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 반대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23일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브렉시트 찬성이 51.9%, 반대가 48.1%였다. 캐머런이 사임하고 내무장관이던 메이가 지난해 7월 26년 만에 첫 여성 총리로 취임했다.

이번 총선 참패로 벌써부터 메이 총리의 후임이 거론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이가 조기 총선이라는 도박을 했다가 길을 잃었다며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 앰버 러드 내무장관,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담당 장관,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 등 4명이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존슨은 대표적 탈퇴파로 메이가 못 이룬 하드 브렉시트를 이끌 적임자로 손꼽힌다. 러드는 차세대 리더로서 주목받아왔으며, 브렉시트에 대해선 메이 총리와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 데이비스는 2005년 당수 선거에서 패한 경험이 있어 차기 총리로 적합한지는 의문이라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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