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굴기] ‘2차 치킨게임’ 재현되나… 업계 초긴장

입력 2017-01-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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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 獨키몬다 파산에 日엘피다는 마이크론에 흡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중국발(發) 대규모 투자로 인해 ‘제2의 치킨게임’이 불붙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생태계를 주도했던 미국·한국·일본 등이 대규모 시설 확장과 투자, 인수·합병(M&A)에 속도를 올리는 가운데 ‘반도체 굴기’를 기치로 내건 중국이 정부를 등에 업고 추격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치킨게임이란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이판사판’의 극단적인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과거 일본 엘피다와 미국 마이크론, 독일 인피니온, 대만 이노테라, 그리고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제 살 깎아 먹기 식의 가격 경쟁을 펼쳤다.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경쟁자를 시장에서 퇴출하겠다는 무서운 경쟁이었다.

D램은 공급량과 가격,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제품으로 기술력과 설비를 높이는 데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수조 원의 돈을 투입한 업체들이 기술력과 설비를 갖추기 시작했고, 이 기술력으로 이루어진 막대한 공급량은 D램 가격 하락의 주범으로 작용했다. 공급 과잉으로 수익이 나던 D램이 적자로 돌아서며 2008년 3분기 세계 최대 D램 업체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0%가 됐다. 하이닉스는 -28%, 마이크론 -35%, 이노테라는 -39%를 각각 기록했다.

양보 없는 경쟁이 지속되며 그 다음 분기 삼성전자도 -14%라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대만 난야의 경우 -105%까지 늘어났다. 원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팔았다는 의미다. 이듬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치킨게임의 패자가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2009년 1월 독일 반도체회사 키몬다가 파산했고, 2월에는 일본 최대 메모리기업 엘피다가 공적자금을 요청했다. 히타치 반도체를 모태로 한 엘피다는 결국 간판을 내리고 미국 마이크론에 흡수됐다. 반면, 승자가 된 삼성전자는 이후 시장 점유율을 40%에서 50% 초·중반까지 끌어올렸고, 하이닉스 역시 이후 반등 포인트를 잡을 수 있었다.

메모리 반도체 역사는 파워 게임에서 지면 무대에서 사라지는 ‘퇴출의 역사’에 가깝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수십 개 기업이 난립했던 메모리 시장에는 세계 전자업계를 호령했던 대부분의 기업이 떠나고 이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 샌디스크 등 5~6개의 대형 기업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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