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금 늘어나면 가격도 오르겠지

입력 2016-09-05 07:00 수정 2016-10-0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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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형 펀드ㆍ중소기업 여윳돈까지 유입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국가 경제는 좋지 않은데 부동산 시장은 잘 돌아간다.

최근 정부가 은행 대출을 규제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했는데도 주택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8월 마지막 주 전국의 아파트값은 0.03%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의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은 0.23% 올랐다.

이는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기존 주택시장에도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소리다.

물론 이 수치를 갖고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가늠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렇지만 구매 수요가 줄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기반이 탄탄하다는 의미가 아니겠나.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주택값은 계속 상승세를 탈게 분명하다.

소득은 크게 늘지 않는데도 집을 사려고 하는 이유가 뭘까. 전셋값이 너무 올라 아예 집을 사는 분위기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는 말인가. 여러 경로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는데도 그런 상황이라면 참 위험한 일이다.

현 시점에서도 집값이 너무 비싸 돈없는 무주택자는 정부 지원없이는 내집마련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지금 학생 신분의 후세대는 지금같은 경제 구조에서는 내집을 갖는다는 것은 엄감생신이다.

그렇다면 누가 꾸준히 집을 사고 있을까.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여유계층들이 부쩍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마땅한 투자상품 구하기도 어렵고 설령 있다 해도 안정성이 떨어져 부동산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부동산 임대업을 노후 대비용 투자 상품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더욱이 정부가 주택 임대사업을 적극 권장하고 있으니 시장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수밖에. 그래서 개인은 물론 부동산펀드ㆍ일반 기업의 여유 자금까지 부동산으로 흘러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연유로 신규 아파트 분양 현장은 여전히 활기차고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등 투자 전망이 밝은 부동산의 인기가 높은 듯 싶다.

전반적인 경제상황을 볼 때 정말 이해할 수 없어 보이지만 현실이 그런데 어쩌겠나.

부동산 투자자금 상황을 보자.

먼저 부동산에서 먹고 사는 부동산 펀드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자금 내용이다.

올해 8월 기준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42조5000억원 가량이고 리츠는 18조5000억원 규모다. 총61조원 가량의 기관 투자자금이 부동산에 풀려 있다는 말이다. 여기다가 관련 대출금까지 감안하면 100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 자금들이 계속 부동산을 사고 팔면서 돌고 있는 것이다.

또 일반 개인의 소액 투자도 가능한 공모형 부동산펀드도 속속 선을 뵈이고 있어 앞으로 개인의 간접 부동산 투자 자금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현재 공모형 부동산펀드 금액은 1조원을 웃돌았다.

개인 부동산 대출금액도 엄청나다. 올해 5월 기준 제2금융권을 포함한 은행에서 빌린 담보대출 금액은 모두 643조7000억원이다. 이 중 일부는 생활자금으로 쓰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부동산 매입 관련 자금이라고 봐야 옳을 듯싶다.

저금리 기조는 부동산 자금을 풍성하게 만들고 이는 수요 확대를 불러와 부동산 시장을 활기차게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는 말이다.

돈을 번 기업들도 부동산 쪽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이다. 올해 7월까지 상장기업이 사옥용이 아닌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건수는 15건에 이른다. 지난해 4건,지지난해 3건과 비교하면 엄청 늘어났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진 영향도 있지만 부동산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맞추기 위한 전략인 듯 싶다. 여윳돈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본업의 향방이 불투명해 부동산에라도 돈을 묻어두려는 기업도 있다는 얘기다.

정부의 뉴스테이(기업형 주택임대사업) 활성화 정책도 일반 기업의 부동산 분야 진출을 재촉이게 했다.

KT·KT&G·코레일처럼 자사 보유 부동산이 많은 기업들이 속속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분위기다.

KT는 옛 전화국 부지에 호텔이나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 중이고 KT&G도 전에 전매청 지점이나 연초 제조창으로 쓰던 부지에 상업시설 개발에 나섰다. 유휴 철도부지가 많은 코레일도 마찬가다.

이와함께 시중은행들은 지점 폐쇄에 따라 관련 부지를 활용한 뉴스테이 사업에 관심을 보인다. 롯데제과 등 일반 기업도 소유 부동산 개발에 적극적이다.

불확실한 경제 구조에서는 부동산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는 것 아니겠나.

이런 와중에 삼성과 같은 일부 대기업은 보유 부동산 매각에 나서고 있어 관심을 끈다.정보력이 강하다는 대기업은 일반 개인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중소기업과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어서 그렇다.

아마 투자 수요만 풍성하고 공간을 채워줄 사용 수요는 점차 감소하고 있는 점을 간파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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