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임형 ISA에 체면 구긴 은행들..수익률 초반 마이너스

입력 2016-08-04 09:34 수정 2016-08-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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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실적 1~2위를 다투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투자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 중 절반이 손실을 기록해 체면을 구겼다. 투자형 상품 운용에 관한한 은행의 전문성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 ‘ISA 다모아’에 공시에 따르면 22개의 손실 상품 중 9개가 은행권 상품들이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4개였고, 우리은행은 1개의 모델포트폴리오(MP·위험에 따른 자산배분 기준)가 손실이었다.

우선 신한은행은 총 7개 상품 중 ‘신한은행 일임형 ISA MP(고위험 A)’이 -1.46%를 기록하는 등 절반 이상이 손실을 봤다.

신한은행은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경기변동성을 대비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했지만, 빠르게 시장이 안정된 것이 원인”이라며 “해당 상품들은 대부분 원금을 회복한 상태로 다음 주 있을 정기 공시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총 10개의 상품 중 중위험 상품인 ‘KB국민 만능 ISA 중수익추구 S형(안정배분형)’을 비롯해 4개가 원금 이하로 떨어졌다.

국민은행도 브렉시트에 따른 변동성 예측에 실패한 것이 손실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공시된 3개 은행 중 총 10개 중 1개의 상품만 손실이 기록해 비교적 선방했다.

내로라하는 국내 대형은행들의 일임형 상품 실적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해 미흡한 상품 개발 준비와 자산운용 전문성 부족이 도마위에 올랐다.

은행들이 손실 이유로 내세운 브렉시트 변수는 다른 증권사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메리츠종금증권은 공시된 총 143개 일임형 ISA 수익률에서 4개 상품이 1~4위를 기록했다. 그 중 상위 3개 상품의 수익률은 3%가 넘었다.

일각에선 부실한 상품 설계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촉박한 일정에 맞추다보니 제대로 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3월 14일 ISA 출시 한달 전인 2월 14일에 은행권의 투자일임업을 허가했다.

은행들은 서둘러 일임형 ISA 상품 개발에 착수했고 3개월 뒤인 4월에야 출시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은행이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최소 6개월에서 1년으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개발 기간을 대폭 축소하다보니 구성이나 설계, 자산운용 노하우 확보 등이 제대로 됐겠느냐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특히 일임형 상품은 원금 손실까지 가능한 상품이라 대량 고객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기업은행이 수익률 산출 오류로 재공시 불명예를 안았고, KEB하나은행은 전산 통합이후 이달 초 출시하기로 했지만, 이달 10일 이후로 갑작스레 연기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임형 노하우가 축적된 증권사와 비교해 출시 준비기간이 부족하다는 업계의 인식은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당장 관련 검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수익률 저조에 따른 우려와는 달리, 장기 상품을 단기 수익률로만 비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부분의 자산운용 전문가들은 5년만기 상품의 초기 3개월 수익률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지나치게 단기 수익률로만 비교하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투자상품 개발담당 관계자는 “출시 3개월 간 수익률로는 투자 상품의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질 수 없다”며 “자칫 단기 수익률 위주로 상품을 운영하다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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