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5월을 보내며

입력 2016-05-31 10:50 수정 2016-05-3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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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 1년 중 자연이 가장 아름답고 활기찬 시기이기 때문이다. 5월은 ‘꽃의 계절’이라고도 불린다. 여러 가지 꽃들이 활짝 피어나는 시기이자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부의날, 성년의날 등 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어 꽃 소비가 활발한 때이기도 하다. 그런데 5월 한 달간 양재동 화훼공판장의 거래실적은 약 114억 원으로, 지난해 5월에 비해 10% 가까이 감소했다. 경기불황, 수입꽃 증가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나 우리 꽃을 사는 분위기가 점차 위축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2014년 화훼 소비행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 36%는 “꽃을 돈 주고 사는 것이 아깝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국민소득이 높을수록 화훼 소비액도 높다. 꽃 소비량이 선진국의 척도가 될 정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꽃 생산비가 상승하는데 소비는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자연히 화훼농가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우리 국민의 1인당 연간 화훼소비액은 1만4000원 수준이다. 노르웨이(16만 원), 스위스(15만 원) 등 유럽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 화훼산업 규모는 10년 전인 2005년 1조 원 규모에서 최근에는 7000억 원대로 감소했다. 시설 노후화, 농자재 가격 및 유가 상승, 인건비 증가, 해외 로열티 부담 가중 등 화훼산업 여건은 점차 어려워진다. 화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꽃가게도 줄어들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대량으로 유입되는 값 싼 수입꽃으로 인해 국내 화훼농가는 이중고,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습식유통도 필요하나 비용 면에서 어려움이 많다.

우리나라의 화훼 주요 소비처는 축하 화환 등 관혼상제이다. 경조사용 소비가 전체 화훼 소비의 80%를 차지한다. 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보다 꽃의 가격을 따진다. 우리나라에서 꽃은 감상의 대상이 아닌 ‘규제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일정 금액 이상의 꽃이나 화분은 주고받을 수 없게 된다. 가뜩이나 침체된 화훼시장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커 화훼농가의 한숨이 깊어진다. 우리 꽃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꽃의 생활화를 실천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최근 ‘청년 꽃 작품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꽃이 비싸다, 아깝다’는 인식을 탈피하고 중저가 꽃상품을 개발해 꽃의 대중화를 유도하자는 취지였다. 청년들의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들어왔고, 사무실과 가정 등에서 생화만 구입하면 지속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매일 보는 생화액자’, 도심 속 작은 정원을 표현한 ‘동화(同化)되다’ 등이 꽃 작품과 정원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수상작품을 aT센터 로비 및 옥외광장에 전시하고 판매도 했다. 기존의 꽃 상품과 차별화된 참신한 작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서 고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무엇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화훼산업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꽃 작품을 만드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 화훼산업의 미래가 밝다고 느꼈다.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 공간인 ‘에이티움(aTium)’ 꽃카페에 이어 꽃 페스티벌을 통해 선보인 청년들의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이 침체된 꽃 소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화훼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 화훼농가의 로열티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화, 장미, 백합, 카네이션 등 수요가 많은 화훼품목의 신품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해외시장 개척 등 수출 증대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생산기반을 만들어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꽃 창업가’를 많이 육성하는 것이다. 다양한 꽃 창업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꽃 소비도 활성화할 수 있다.

꽃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된다. 꽃은 시각적 효과를 통해 기분을 즐겁게 해줄 뿐만 아니라 꽃향기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켜 사람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킨다. 최근에는 꽃이나 식물을 키우면서 보람과 성취감,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는 원예치료도 활발하다. 각종 규제와 경기침체로 인해 지친 우리 꽃이 국민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힐링산업’으로 재도약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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