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 ‘목숨’ 걸고 일한다(?)

입력 2007-07-0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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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매년 1명ㆍ시중은행 매년 16.5명씩 과로사

은행원들이 매년 30여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구조조정으로 인해 인원이 줄어들면서 업무량 증가에 따른 과로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적정인력 확보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감독원 직원도 과로로 쓰러져 유명을 달리하는 등 금감원도 매년 1명꼴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진홍수 금감원 은행감독국 신탁감독팀장은 지난달 25일 과로에 따른 뇌출혈로 쓸어졌다가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지난 3일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진 팀장은 5일 금감원 앞에서 윤증현 금감원장도 참여한 노제를 지내고 벽제 승화원으로 떠났다.

진 팀장은 금융감독위원회 정례회의를 비롯해 각종 회의 준비를 담당했으며, 평소에도 각종 회의와 완벽한 업무 처리로 야근이 잦았고, 쓰러진 당일 날도 저녁 9시30분까지 야근을 마치고 귀가한 직후였다.

지난해 말부터 이슈가 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과 신탁업인가 등 관련 업무가 폭증해 각종 자료 요청과 회의에 매달리면서 누적된 피로를 피하지 못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윤증현 금감위원장은 지난 2일 합동간부회의 때도 “통합금융감독기구 설립 후 11명이 과로로 쓰러졌다”며 “일과 생활이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실천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을 했을 정도로 금감원은 과로로 쓰러지는 직원이 계속되자 대책마련에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금감원은 출범이후 총 12명(한 명은 폐암 발견으로 사망 두달 전 퇴직)의 직원이 사망했는데 이중 뇌출혈, 암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9명에 달해 매년 1명 이상이 직무와 관련 있는 질병으로 사망한 셈이다.

최근 금융노조는 은행 창구 영업시간을 현행 4시 30분에 3시 30분으로 1시간 앞당기는 것을 사측과의 협상 대상으로 내놓았다.

이로 인해 금융노조와 은행원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지만, 금융노조가 이처럼 영업시간을 1시간 줄이려는 것은 은행원들의 과도한 업무 때문이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7개 시중은행에서 지난 2003~2006년까지 4년 동안 사망한 은행원은 총 122명에 달한다. 한해 평균 30.5명이 죽은 것이다. 물론 이들이 모두 과로사로 사망한 것은 아니다.

금융노조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심근경색, 뇌출혈, 간경화 등 업무 과다로 인한 과로사로 추정되는 인원이 한 해 평균 16.5명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한 은행의 노조 관계자는 “이는 과로사한 사람만의 수치로 이 외에도 갑작스런 과로로 쓰러지거나 입병휴가를 간 사람은 많다”며 “추정컨대 과로와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했을 연관성이 많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도 마찬가지지만 은행도 외환위기 이후 업무량이 크게 늘어났다는 반응이다. 또 잦은 구조조정으로 인력이 줄어든 것도 업무량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금융노조 차원에서 창구업무 시간 단축이라는 대안을 들고 나오게 된 셈이다.

그러나 이보다 원천적으로 인력 확보가 더 시급하다는 것이 금융계의 지적이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업무량이 증가하게 된 것이고, 또 이 때문에 업무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과로로 쓰러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업무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금융노조에서 요구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업무량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는 인력 확충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서 “과거처럼 불필요하게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지금처럼 ‘일당백’을 외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노조가 요구를 하지 않더라도 각 은행에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적정인력 확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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