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 신동빈] 신동주, 주총패배에 ‘아버지 카드’도 흔들… 남은 반격카드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왼쪽),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파격적인 회유책까지 제시하며 야심차게 준비했던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완패함에 따라 그의 '반격카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정한 롯데 후계자는 본인이라며 '명분'을 내세웠지만, 신 총괄회장이 그룹 내 주요계열사 등기이사직을 잃을 위기에 처해 대내외적인 여건이 불리하기만 한 상황이다.

롯데제과는 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달 25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신 총괄회장을 등기이사에 재선임하지 않는 대신 황각규 롯데그룹 운영실 실장(사장)과 민명기 건과영업본부장을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한다는 안건을 확정해 공시했다. 신 총괄회장과 함께 임기가 만료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재선임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이 워낙 고령(95세)인데다 최근 성년후견인(대리인) 지정 여부까지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상법상 주식회사의 등기 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하기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이번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계열사별로 임기가 끝나면 신 총괄회장은 차례차례 이사직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당장 호텔롯데는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에는 전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신 총괄회장이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 신 전 부회장의 '명분'과 '지지'는 힘을 잃는다. 신 총괄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되면 더 이상의 지지를 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파격적인 회유책(지주회원 1인당 25억원 상당의 지분재배분ㆍ1조원 사재출연 통해 복지기금 설립)을 내놓고 주총 승리를 자신했지만, 결국 경영권을 되찾지 못했다.

이와 관련 신 전 부회장은 오는 6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 해임 안등 같은 안건을 재상정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낼 만큼, 또 다른 회유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물론 소송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설득'에 치중해 실패한만큼 현 경영진을 반대하는 종업원지주회 회원들과 함께 소송전을 벌일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민유성 SDJ 코퍼레이션 고문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등 경영진에 대한 내부 불만이 많은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다"며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의 의사를 물어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추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 모든 일은 오는 9일 신격호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지정 심리 결과에 따라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이 확정되면, 신 전 부회장이 그동안 내세운 위임장은 사실상 효력을 잃게 될 전망이다. 더불어 신동빈 회장이 현재 광윤사(피고)를 상대로 '주주총회 및 이사회 결의 취소'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광윤사 대표 자리까지 빼앗기게 된다.

신 회장은 당시 신 전 부회장의 광윤사 지분 획득과 대표 선임 모두 서면으로 제출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을 바탕으로 진행된 것이나, 현재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논란이 있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소송을 내고 법원의 판단을 구했다.

이에 따라 광윤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신 회장이 승리하면 신 회장은 광윤사 이사로 복귀하는 반면 신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직과 과반 최대주주 지위를 모두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