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다단계ㆍ순환출자 등 폐쇄적 지배구조 ... '형제의 난' 촉발 원인 돼

입력 2016-02-0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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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총괄회장 지분율 0.1%, 오너일가 합쳐도 2.4%에 불과

롯데그룹이 총수일가의 지분 2.4%로 다단계 출자와 순환출자를 통해 국내 10대 그룹 중 가장 복잡하고 폐쇄적 지배구조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황제형 총수로 군림해온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율은 0.1%에 불과했다. 롯데그룹 전체 지분율이 2.4%에 불과한 총수일가는 지분 89.6%를 보유한 광윤사를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를 지배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L투자회사 등 다른 일본 계열사와 함께 국내 롯데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지분 총 99.3%를 보유 중이다.

롯데 총수일가가 극히 적은 지분율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계열사를 통한 다단계 출자와 순환출자를 적극 이용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기업집단 롯데 해외 계열사 소유 등 현황’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롯데는 국내 계열사에 출자한 해외 계열사를 동일인 관련자가 아닌 ‘기타 주주’로 신고해왔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에서 광윤사, 롯데홀딩스, (주)패밀리, (주)L투자회사(12개) 등 일본계 15개 회사와 스위스 LOVEST A.G까지 모두 16개 해외 계열사가 11개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롯데의 내부 지분율은 85.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계열사 소유 구조가 추가로 드러나면서 내부 지분율이 지금까지 알려진 62.9%(2015년 10월 말 기준)보다 22.7%포인트나 뛰었다.

롯데는 다단계 출자를 통해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형태로 무려 24단계의 출자 단계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 총수가 있는 집단이 통상 4단계를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6배나 많은 셈이다.

롯데의 국내 및 일본 계열사는 모두 상장회사 비중이 낮고 내부 지분율은 매우 높다. 일본 36개 계열사 모두 비상장회사로 내부 지분율이 93.2%에 달한다. 국내 86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8개로 9.3%에 불과하다. 내부 지분율은 85.6%로 매우 높다.

내부 지분율은 오너일가와 임원, 계열회사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주식 가격이 전체 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10대 그룹 중 롯데를 제외한 9개 그룹의 평균 내부 지분율은 53%다.

특히 롯데는 롯데쇼핑·대홍기획·롯데제과를 축으로 하는 67개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의 순환출자는 2014년 4월 9만5033개였던 것에 비해 상당부분 해소됐다. 그러나 대기업 전체 순환출자 중 71.3%(94개 중 67개)를 차지해 여전히 대기업 중 가장 많은 순환출자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63개, 대홍기획 60개, 롯데제과가 54개의 고리에 포함돼 있고 3개사 중 최소한 1개 이상이 전체 67개의 고리에 모두 포함되는 복잡한 구조다.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을 갖기 위한 ‘형제의 난’도 이런 불투명한 복잡한 지분구조 속에서 일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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