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안전한줄 알고…퇴직금 넣은 고령 투자자 ‘속앓이’

입력 2016-01-21 10:28 수정 2016-01-2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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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곤(69·가명)씨는 지난해 4월 노후자금 일부를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했다. 당시 김씨의 주거래 은행 창구 직원은 해당 ELS 상품이 코스피200지수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등 양국의 대표지수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경제 위기가 오지 않는 한 원금 손실이 날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이지만 사실상 적금처럼 3년 만기를 채우면 30%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득했다.

그러나 연초 이후 H지수가 폭락하면서 김씨가 가입한 상품도 녹인이 발생했다. 가입 당시 지수의 60%까지 하락해도 원금과 수익을 보장한다던 상품구조가 녹인 발생 이후에는 만기 때까지 가입 당시 지수의 80%에 도달하지 않으면 최소 20% 손실이 나도록 바뀌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개인에게 발행된 ELS 등 파생결합증권 32조879억원 중 약 30%인 9조5053억원이 60대 이상 고령자에게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몇 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며 ELS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끌자 전체 ELS 투자자 중 60세 이상 고령자의 비중이 2012년 19%(4만6364명)에서 2014년 23%(6만2678명)으로 높아졌다. 60대 이상의 투자금액 비중도 2012년 27%에서 2014년 31%로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9명 이상은 원금 비보장 상품에 투자하고 있어 이번 H지수 폭락으로 인한 손실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60세 이상 고령투자자 19만5878명 중 91%에 해당하는 17만8145명이 원금 비보장 상품에 투자했다. 금액으로는 8조3000억원 규모로 고령자에게 판매된 ELS 전체의 88%에 달한다.

이처럼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최근 투자자들이 ELS 가입을 꺼려 발행이 취소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 15일 ‘현대 able ELS 1303호’와 ‘현대 able ELS 1304호’를 각각 50억원씩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투자금이 각 목표액의 0.24%, 1.16%밖에 모이지 않자 발행 계획을 취소했다. 19일 발행되려던 ‘대신증권 밸런스 다이렉트 ELS 41호’도 40억원을 목표로 투자자를 모았으나 단 한 건도 청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이 발행하려던 ‘미래에셋 ELS 8525호’도 같은 이유로 발행 계획이 취소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ELS 판매시 고령자 보호를 위해 70대 이상을 보호 대상 투자자로 분류하고 각 증권사에 전담 창구를 마련하거나 초고위험 상품 등은 판매사가 수탁거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1분기 중 시행될 예정”이라며 “ELS 시장이 건전하게 운영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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