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IMF 통화클럽 입성] ③수출기업들 환헤지수요 급증…위안화 직거래 시장 활성화 기대

입력 2015-11-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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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특별인출권(Special Drawing Rights, SDR)으로 불리는 준비 통화에 중국 위안화를 편입하기로 하면서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SDR은 1969년 IMF가 회원국의 외화 준비 자산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창설한 국제 준비 자산이다. SDR의 가치는 현재 미국 달러화와 유로존의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 4개 주요 통화의 가중평균(바스켓)으로 결정되고 있다.

SDR 통화 바스켓 편입은 세계 무역 및 금융 시스템에 있어서 통화의 상대적 중요도를 반영한다. 중국의 위안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된다는 건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 경제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아프리카와 중동, 남미 등 제3세계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위안화로 하고 한국 일본과의 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확대해온 중국 지도부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수출 기업들이 고민하는 건 경제 규모나 무역 면에서 중국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그에 비해 국제 금융 시장에서 위안화가 통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국제결제에 사용되는 통화 구성 비율에서 위안화는 지난 8월 엔을 제치고 4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5위로 떨어졌다. 여기에는 중국의 국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 등 다양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또한 환율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국제 거래 자유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관측도 있다.

SWIFT 자료에서 위안화에 의한 국제 결제는 홍콩이 약 70%로 나타났다. 그러나 홍콩 및 중국 이외에서의 위안화 이용 비중도 2013년 2월의 17%에서 2015년 2월에는 25%로 높아져 해외 시장에서 위안화 이용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외환 및 파생상품 관련 중앙은행 조사’에 따르면 세계 외환 거래액은 2013년 4월 조사 당시 하루 5조3450억 달러에 달했다. 무역액은 연간 19조 달러인데, 주목할 것은 무역 거래의 확대가 위안화의 국제 금융 거래를 확대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중 무역이 증가하면 중국과 무역 거래를 하기 위해 원치 않아도 위안화로 거래를 할 수 밖에 없다. 현재는 계약이나 결제를 달러로 하는 거래가 대부분이지만 이러한 거래는 예를 들어 달러와 위안화, 달러와 엔화 등 두 번의 외환거래 비용이 들고, 환율 변동에 의한 리스크도 이중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향후 중국의 수입이 더 확대되면 위안화 기준 무역 거래는 더 늘어 자국 통화와 위안화의 직거래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사이의 중론이다.

중국과 거래하는 기업은 자국 통화와 위안화 간의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위안화 자산과 부채를 갖고 있어야 한다. 향후 환율 변동에 대한 헤지거래 수요도 늘어 금융 거래는 급속히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SDR 통화 바스켓 편입 기준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SDR의 가치를 결정하는 통화가 되려면 세계 무역 및 금융 시스템의 통화의 상대적 중요성 뿐만 아니라 자유이용화폐(Freely Usable Currency)라는 조건이 있다.

2010년 11월에 실시된 마지막 검토에서는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과 다른 국가들이 외환 보유액으로 보유하고 있는 금액에 따라 구성비가 결정됐다. 위안화는 무역에서의 이용 등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자유롭게 거래할 수 없다는 이유로 편입이 보류됐다.

IMF가 발표한 외환 보유액의 통화별 구성에서도 달러가 60% 이상, 유로가 20% 이상, 파운드와 엔이 각각 4% 정도, 캐나다 달러와 호주 달러는 각각 2% 정도다. 위안화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인도중앙은행의 라구람 라잔 총재는 IMF 조사 국장 시절 집필한 저서 ‘폴트 라인(Fault Line)’에서 “원리적으로 위안화 소유는 IMF가 준비 통화로 간주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위안화는 교환 가능한 통화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위안화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보유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각국이 외화 자산으로 어느 정도 보유하고는 있지만 세계 외환 보유액 통화 구성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불분명’에 포함돼 있거나 IMF가 발표한 외환 보유액 중에 들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지금까지의 통례상, 위안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된다는 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통화라고 인정받은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중국과의 무역이 더욱 늘어나면 자국 통화와 위안화 사이의 환율 변화가 수출입을 통해 각국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특히 중국과의 경제 관계가 강한 나라일수록 자국 통화를 달러에 연동시키기보다 위안화에 연동시키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외환 시장에 개입하기 위해 위안화를 외환 보유액으로 보유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채용되면 그것을 계기로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금융 기관의 행동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위안화의 SDR 통화 바스켓 편입은 IMF를 중심으로 한 미국 달러를 사용하는 국제통화 체제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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