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가 KT&G주식을 대거 보유한 이유는?

입력 2007-02-0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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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소송 걱정 없는 한국은 펀드매니저의 타겟

최근 벌어진 국내 담배소송에서 흡연자 측이 패소했다. 시민단체는 반발했지만 KT&G주식을 대거 편입한 외국투자펀드의 운용자는 아주 흡족해 했을 것이다. 아니 소송결과를 이미 예측하고 있었던 것 같다.

블룸버그 뉴스의 대니얼 코스트에 따르면 한국, 러시아 및 중국의 흡연자들이 하루에 1억 개피 이상의 담배를 피워주는 덕분에 플랭클린 무츄얼 디스커버리 펀드가 최고성과를 올리는 펀드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펀드책임자인 앤 구드핀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녀는 23억 달러 규모의 펀드 중 모건스탠리 월드지수 비중의 6배인 10%의 자산을 담배주식으로 편입하고 있고 그 중 최대 보유 주식은 BAT(British American Tobacco)사와 KT&G다.

무츄얼 디스커버리 펀드는 지난 12개월간 24%의 수익을 올려 가치주펀드 174개중 3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미국의 흡연인구는 줄고 있는데 비해 개도국의 흡연인구는 늘고 있다. WTO통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매일 10만의 어린이가 흡연을 시작함에 따라 1/3의 남자성인이 흡연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담배회사는 하루 15억 개피의 담배를 팔고 있다.

미국의 성인남자 흡연율이 24%에 불과한데 비해 한국과 중국은 2/3가 흡연을 하고 있다.

미국 필립 모리스 등의 담배회사는 1998년 미국 46개주 및 워싱턴 D.C.에 25년간 2100억 달러를 지불하고 광고를 제한함으로써 분쟁해결에 합의했다.

플랭클린 펀드의 구드핀은 “미국외의 지역에는 소송위험이 없다”고 주장한다. 미국만 문제될 뿐 다른 나라에서는 담배회사가 소송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1월 25일 서울중앙지법은 폐암과 후두암이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폐암 환자와 가족 31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미국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증거가 불충분해 앞으로도 당분간 유사소송에서 담배회사가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

KT&G의 외국인 보유비율은 2월 2일 현재 54.86%로 지분 구조만 보면 KT&G가 더 이상 한국계 회사라고 보기도 어렵다. 외국인들은 매년 배당금을 꼬박 꼬박 챙겨간다. 이만큼 안전한 투자가 있을 지 의문이다.

소송위험과 건강에 대한 경각심으로 인해 흡연인구가 줄고 있는 미국 사람들 대신 한국, 러시아, 중국의 성인남성들이 담배를 많이 피워주고 있는 상황이다.

본인의 건강을 해치면서 담배를 피우고 이로 인해 담배회사의 이익이 늘어나 배당금으로 미국펀드의 배를 채워주고 있는 게 현실인 것이다. 더구나 담배도 피우지 않는 펀드책임자가 운용하는 펀드에 말이다.

법적인 측면으로만 보면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지만, 감성적인 차원에서 너무나 억울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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