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를 향해] ⑭ 송호근 와이지-원 대표 “절삭공구 ‘엔드밀’ 세계 1위… 2040년 매출 50억 달러 달성”

입력 2015-01-2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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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최고 5만번 회전 곡선도 가공… 75개국 수출, 전체 매출 70% 해외서

▲송호근 와이지원 대표의 창업정신은 ‘세계시장을 제패하고자 하는 도전정신’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오는 2040년까지 매출 50억 달러를 달성해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세우며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 와이지-원
보통 세계 시장 점유율이 1~3위이면서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는 경쟁력 있는 기업을 ‘히든챔피언’이라고 부른다. 독일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이 저서에서 언급한 이후 세계적 강소기업을 뜻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세계 시장에서 절삭공구 ‘엔드밀(Endmill)’ 분야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와이지-원도 한국을 대표하는 히든챔피언 중 하나로 꼽힌다. B2B업체인 만큼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내실 있게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업체다. 송호근 와이지-원 대표의 창업정신도 ‘세계시장을 제패코자 하는 도전정신’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

송 대표는 “우리 와이지-원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공구산업의 국가대표로 말할 수 있다”면서 “실제 아침마다 직원들과 모여서 ‘와이지-원의 결의’를 외치는 데, 그 구호 중 하나가 ‘와이지-원은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국가대표’다”고 말했다.

와이지-원이 제조하는 엔드밀은 세계시장 점유율 14%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제품이다. 엔드밀은 금형, 전자기기부품을 정밀 가공하는데 사용되는 절삭공구로, 제조업체들의 필수품으로 꼽힌다.

와이지-원은 전 세계 1만여곳의 엔드밀 제조사 가운데에서 1위를 자지할 만큼, 기술력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분당 최고 5만번 회전으로 곡선가공까지 가능한 것이 와이지-원 엔드밀의 특징이다.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송 대표의 철학이 담겨있다. 이 같은 경쟁력을 인정받아 2012년엔 중소기업청의 중소‧중견기업 지원프로그램인 ‘월드클래스300’ 기업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지난해엔 월드클래스300 우수사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와이지-원이 설립될 당시 국내 절삭공구시장은 일본제품을 위주로 한 수입산 의존도가 높았지만, 와이지-원은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에 진출, 수입산을 대체해왔다”며 “절삭공구를 통해 삼성, 현대차 등 국내 완제품들의 세계시장 경쟁력 향상에 기여해왔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꾸준한 신제품 개발과 해외업체와의 경쟁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지고, 어느 덧 경쟁사들의 경계 대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설립 당시 송 대표는 직접 샘플이 들어있는 가방과 공구상 리스트를 들고 미국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송 대표는 “회사 설립 1년 뒤인 1982년 샘플 가방과 공구상 리스트를 들고 미국 23개도시를 약 40일간 돌아니며 제품을 홍보했다”며 “그런 노력들이 쌓이면서 미국에서 1983년 25만 달러의 첫 수출을 성사시키게 됐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후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으로 송 대표도 아찔했던 순간들을 경험했다.

송 대표는 “리먼브라더스 사태 당시인 2009년 우리도 매출액이 약 35% 급감하고,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보이는 등 위기를 겪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축경영을 하는 해외 경쟁사와 반대로 인원감축 없이 충주공장 설립 등 설비투자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과감한 투자가 2010년, 2011년 각각 40%, 55%의 높은 성장을 달성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와이지-원은 고용노동부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한 기업에 수여하는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2년 연속 선정됐다. 송호근 와이지-원 대표(오른쪽)가 인증패를 받고 있다.
송 대표는 이후에도 해외 전시회에 꾸준히 참석하고, 고객을 찾아다니는 노력으로 해외시장 영업력을 키워나갔다. 이에 와이지-원은 2012년 2억불 수출탑을 수상했고, 현재 전체 매출의 70%를 수출로 발생시키고 있다. 와이지-원 수출은 유럽이 45%, 미주지역이 30%를 차지한다.

또한 2012년 9월 창립 30주년을 맞아 전세기를 빌려 해외 바이어 400여명을 초청했던 일화도 업계에서 유명하다.

송 대표는 “와이지-원의 제품은 전 세계 75개국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수출의 절반 정도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일부 고객은 와이지-원을 모르는 분도 많을 것”이라며 “우리와 직접 거래하는 해외 공구상뿐만 아니라,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최종 소비자들에게 생산현장을 보여줘 와이지-원에 대한 이해와 제품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해외시장 공략에 열정이 넘치는 송 대표의 눈길을 이미 일본에 쏠려있다. 중국, 미국, 독일에 이어 전 세계 4위 규모의 절삭공구시장인 일본은 산업발전에 따라 정밀 공구에 대한 수요가 크다. 하지만 시장 대부분이 일본업체 제품을 쓰고 있어 아직까지는 벽이 높다. 일본시장에서 성공하면 단숨에 세계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송 대표는 “와이지-원은 2007년 일본 판매법인 설립과 함께 2011년 현지 절삭공구업체 인수 등 일본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전 세계 1위업체가 되기 위해선 일본시장에서 현지 업체와 경쟁하며 반드시 점유율 1위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이지-원은 지난해 매출액 2613억4200만원, 영업이익 317억73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1.2%, 104.5% 증가하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경기부진으로 실적악화를 경험하고 있는 대다수 타 업종 제조업체들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이에 힘입어 와이지-원은 올해 매출, 영업이익 목표치도 각각 3062억원, 403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지난 33년간 연 30%의 매출신장을 이뤄온 송 대표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중장기적 비전도 야심차다. 송 대표는 “오는 2020년까지 20억 달러를 달성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이후 2030년 30억 달러, 2040년 50억 달러 달성으로 전 세계 톱 절삭공기기업으로 거듭다는 것이 와이지-원의 비전”이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송 대표는 중소‧중견기업 육성에 대한 정부 정책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관계에 대해 소신 있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월드클래스300 등 정부 사업이 좀 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과감한 투자지원으로 중소‧중견기업들의 투자 리스크를 함께 부담해야 한다”며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전환은 물론, 규제와 통제보다는 좀 더 개방적인 정부의 인식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대기업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인위적인 정부 강압에 의한 상생 정책으로는 지속적인 동반성장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지나친 중소기업 보호와 일방적 대기업 규제가 아닌,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보호되고 이를 통한 고품질 제품들이 대기업에 납품돼 서로 이익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이 모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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