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에 남아도는 우유…시름시름 앓는 우유업계

입력 2014-11-25 10:54 수정 2014-11-2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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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량 12년만에 사상최대, 가격은 되레 올라 판매만 부진

우유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재고량이 12년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포근한 겨울 날씨로 재고가 더 쌓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유 가격은 되레 올랐고 불황으로 소비 부진까지 겹쳐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겨울은 기온의 변동 폭이 크고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겨울 날씨가 따뜻하면 젖소의 원유 생산량이 늘어난다. 이에 업계는 작년 같은 상황이 올해도 벌어질 것이란 우려에 시름이 깊다. 젖소가 원유를 생산하기에 적합한 온도는 10~20도 사이인데, 지난겨울 기온이 비교적 따뜻해 젖소들의 집유량이 평년보다 늘었고 결국 이는 분유재고 증가로 이어졌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분유재고는 1만4896톤으로 지난해 7월 7536톤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다. 분유는 우유를 오래 저장하기 위해 가루 형태로 만든 것이다. 재고 주원인은 공급과잉이다. 지난 7월 국내 우유 총생산량 35만518톤(수입 포함)으로 이 중 재고량은 절반 수준인 18만6993톤이다. 지난 6월에는 19만5147톤까지 증가했으며 이는 12년만에 최고치다.

이에 우유업체들은 우유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소비촉진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우유 및 유제품 소비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가격은 되레 올라 소비자들의 가격저항이 심한 상황이다.

가격 인상은 원유가격 연동제에 기인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원유가격연동제는 우유 생산비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매년 8월 1일 원유가격을 조정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유가격은 철저히 생산원가에 따라 결정된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는 전혀 상관이 없다.

늘어난 분유재고는 유업체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분기 매출 3089억원, 영업이익 263억원을 기록했던 남양유업은 올해 2분기 매출 2891억원에 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6.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증권가는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2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2분기(79억원) 대비 오히려 16.4% 감소한 66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업체들은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우유 판매량이 줄면서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 같은 실적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격 할인 행사는 물론 기능성을 강화한 신제품 출시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일동후디스와 빙그레, 남양유업은 최근 그릭 요거트를 출시해 새로운 시장 형성에 적극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 재고 소진을 위해 가격할인 행사가 일반화 된 상황에서 기능성 강화를 내세운 신제품이 남아도는 우유를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낙농업계는 원유생산 감축대책을 추진중이다. 지난 9월 분유재고가 1만4970톤으로, 1만5000톤을 넘어섰던 4~6월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9월 기준으로는 여전히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산농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겨울도 따뜻한 것이라는 예보에 업계가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며 “재고가 늘어너 우유생산 업체들의 손실이 더 커질 것으로 보여 농민들과의 협의가 잘 진행돼 생산량 감축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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