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순환농업을 가다 ② 해남자연순환농업센터] 돼지분뇨로 만든 비료, 벼·조사료 수확량 ‘쑥’

입력 2018-11-15 18:34 수정 2018-12-0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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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비 하루 85톤 연 3만톤 생산… 질소ㆍ인 풍부 생장 큰 효과

▲12일 인근 돼지축사에서 분뇨를 수거한 차량이 분뇨를 액비 생산시설로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 해남자연순환농업센터
▲12일 인근 돼지축사에서 분뇨를 수거한 차량이 분뇨를 액비 생산시설로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 해남자연순환농업센터
“액체비료(이하 액비)를 뿌리니까 소 먹이인 조사료 수확량이 화학비료만 썼을 때보다 3분의 1가량 늘었고 튼튼한 소 새끼도 많이 생겼다.” 12일 영농법인 해남자연순환농업센터의 조사료 액비 살포장에서 만난 한 농민은 액비의 우수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삼겹살 소비량은 세계 최고다. 국내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1년에 육류를 1인당 약 46㎏을 먹는데 절반인 23㎏이 돼지고기이고 이 중 30%인 6~7㎏이 삼겹살이다. 이렇게 중요한 먹거리인 삼겹살이지만 돼지를 키우는 일은 만만치 않다. 지역에 내려가 보면 돼지 축사를 반대한다는 플래카드를 흔히 볼 수 있다. 지역에서 돼지 축사를 반대하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돼지 분뇨 악취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돼지분뇨로 액비를 만들어 소 먹이인 조사료를 키우는 데 활용하거나 논에 뿌려 자연을 재순환하는 성공 사례가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액비는 쉽게 얘기하면 질소와 인이 함유된 좋은 미생물이다. 대표적으로 해남자연순환농업센터는 2012년부터 6년째 돼지분뇨로 액비를 생산해 주변의 조사료 초지에 뿌리고 논에도 살포하고 있다.

해남에서 키우는 돼지 사육 두수는 약 8만 두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분뇨가 하루에 400톤으로 연 15만 톤에 달한다. 이 중 센터에서 20% 정도인 하루 95톤, 1년에 3만 톤을 액비로 만들고 있다. 나머지 80%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처리시설에서 일부는 재활용되고 나머진 정화처리시설을 거쳐 방류하게 된다.

▲해남자연순환농업센터에서 운영하는 트렉터가 액비를 조사료 초지에 뿌리고 있다. 액비를 뿌린 조사료는 화학비료를 썼을 때보다 수확량이 늘었다. 사진제공 해남자연순환농업센터
▲해남자연순환농업센터에서 운영하는 트렉터가 액비를 조사료 초지에 뿌리고 있다. 액비를 뿌린 조사료는 화학비료를 썼을 때보다 수확량이 늘었다. 사진제공 해남자연순환농업센터
고대익 해남자연순환농업센터 대표는 원래 CJ 등 유통업에 종사하다가 액비유통센터로 행로를 바꿨다가 해남군의 권유로 지금의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센터 사업비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15억 원, 지방에서 9억 원, 자부담 6억 원으로 충당했다. 처음에는 적자에 직원들이 자주 떠나는 등 고생을 많이 했지만 2년 전부터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내년에는 음식물처리시설을 넘어 바이오가스 생산까지 계획할 정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직원은 11명이 근무하고 7대의 수거 및 살포용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센터는 액비를 1년에 5만 톤 정도 살포하고 있다. 살포지는 1000헥타르(㏊)가 조사료를 키우는 초지이고 1000㏊가 벼농사를 짓는 논이다.

최근에는 감나무에도 액비를 뿌리면 나무가 튼튼해지고 감의 맛을 더한다는 사실을 액비를 뿌린 인근 과수원을 통해 알게 됐다. 앞으로 액비의 활용도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대목이다. 살포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액비를 뿌리고 나서 수확량 등이 확 늘었다고 밝혔다.

한 농민은 “예전엔 3000평에 비료 23포를 뿌렸는데 액비를 뿌린 이후로 8포만 웃거름으로 뿌려서 비용을 아꼈다”고 말했다. 해남의 농지는 간척지가 많은데 아직도 염분이 있는 논이 많다. 또 영양분이 부족하다. 이럴 때 보통 지력(地力)이 약해졌다고 표현하는데 액비를 뿌린 후에는 무기질이 풍부해지는 등 지력도 많이 회복했다는 후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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