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三國志)’를 읽다 보면 가슴 뭉클한 대목이 여러 군데 나온다. 그런 대목 중 하나가 바로 촉(蜀)의 군주인 유비(劉備)가 숨을 거두기 전 자신의 신하이자 오랜 동료였던 제갈량(諸葛亮)을 불러놓고 유언을 하는 장면이다. ‘삼국지 촉서(蜀書) 제갈량전(諸葛亮傳)’에서 기록하고 있는 대목을 아래에 옮겨 보자.
“장무(章武) 3년(AD 223) 봄, 유비가 영안(永安)에서...
세상의 물건 가격은 등락을 거듭한다. 또한 동일한 물품에 대해서도 지역별로 심한 가격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 고대사회는 어떠하였을까? 당연히 지역별 물가의 불균형도 훨씬 심했을 것이다.
고대 중국 사회에는 균수법(均輸法)과 평준법(平準法)이 있었다고 ‘사기(史記)’에 기록돼 있다. 사기의 편제 중 ‘서(書)’의 마지막 편에 ‘평준서(平準書)’란 기록이...
홍콩을 여행하다 보면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화폐의 종류가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라는 점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화폐의 도안이 각각 다른데, 화폐가 ‘HSBC 은행’ ‘SC 은행’ 그리고 ‘중국은행’에서 발행되는 세 종류가 유통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던 사실, 즉 ‘화폐의 발행은 국가가 하여야...
독점기업은 반드시 나쁜 것인가? 상식과는 달리 경제학적 관점에서 분석해 보자면 ‘독점’이 반드시 나쁘다고 성급히 결론짓기가 힘들다. 먼저 독점기업의 경우, 가장 문제시되고 가장 많이 공격받는 부분은 바로 ‘독점적 이윤’일 것이다. 즉, 독점기업은 경쟁자가 없는 관계로 마음대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으며, 따라서 돈을 훨씬 많이 번다는 것은 자명한...
‘악화(惡貨)는 양화(良貨)를 구축한다’는 이 유명한 명제는 그레샴의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과거 영국의 헨리 8세는 세금을 늘리지 않고 정부의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 은화의 40%를 일반 금속으로 대체해 제조했다. 그러자 대부분의 상인들은 은으로만 된 좋은 실링은 따로 빼서 두고 질 나쁜 실링만을 유통시키기 시작했다. 결국 시장에서 좋은 은화는 사라지고 나쁜...
소비가 미덕인가, 아니면 절약 또는 저축이 미덕인가? 경제학원론 시간에 마주치는 명제 중 하나이다. 개인 차원에서의 우리는 모두 절약을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또한 그렇게 알고 살아왔다. 적어도 케인스라는 대경제학자가 나타나서 ‘절약의 역설(Paradox of Thrift)’이라는 명제를 처음으로 언급할 때까지는.
즉, ‘절약의 역설’이란 비록 절약이 미덕이라...
경제학원론 시간 첫머리에 다루는 주제가 바로 흔히 우리가 ‘다이아몬드와 물의 역설(diamond-water paradox)’ 또는 ‘가치의 역설(paradox of value)’이라고 하는 주제이다. 즉, 물은 우리가 한시라도 없으면 살 수 없는 생명의 원천임에도 그 값이 싼 반면, 다이아몬드는 일상생활에 별 소용이 없음에도 매우 비싸다는 역설이다.
이 문제에 대해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를 0.25% 인하해 기준금리가 사상 최초로 1%대인 1.75%로 접어들었다. 이처럼 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며 전 세계적 저성장의 결과물 중 하나로 바라봐야 한다.
그러면 논의의 초점을 돌려서 고대 중국사회에서는 언제 금리(金利)라는 개념이 생겨났으며, 당시의 금리 수준은 어느 정도였을까? 서양의 경우 기원전...
이에 앞서 20일부터는 격주 금요일자에 하태형 전 현대경제연구원장의 ‘貨殖具案’(화식구안)이 실립니다. 화식은 경제의 옛 용어이며 구안은 일정한 수단을 갖춘 걸 말하는 단어로, 경제의 개념과 조류 이해를 돕는 글입니다. 애독과 성원을 바랍니다.
정운찬=서울대 경제학과 졸, 프린스턴대 박사. 서울대 교수 및 총장, 국무총리, 동반성장위원장 등 역임.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