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 M&A, 결국은 시간문제(?)

입력 2006-09-2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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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주주 매각의사…15%까지 의결권 가능해 매력

전북지역 영업환경 어렵지만 전국영업 제한은 없어

전북은행 M&A가 금융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메리츠증권 등 3개 증권사가 전북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들 3개 증권사는 “사실무근”이라며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두고 지급결제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CMA(종합자산관리계좌)보다 은행이 유리하기 때문에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국증권은 현재 국내 금융지주회사 중 유일하게 지주회사를 이끄는 주력 금융회사이기 때문에 은행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특히 자회사인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본점을 전남 여수에서 경기도로 옮기는 등 은행 영업의 강화에 나서고 있다. 또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서울에 진출하기 위해 저축은행 인수도 여러 차례 고려하는 등 저축은행을 통한 은행영업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저축은행만으로 은행의 욕심을 채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동양종금증권도 과거 동양종금 시절부터 은행설립을 추진하는 등 그룹차원에서 은행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다.

특히 2011년 종금업 겸업 종료를 앞두고 저축은행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은행에 대한 관심이 큰 편이다. 실제로 동양그룹은 전북은행이 제3자 매각을 추진했을 때 직접 실사까지 한 바 있다.

메리츠증권도 최근 한불종금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금융 라인업 구축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형 증권사인 만큼 은행을 인수하면 은행-증권-보험-종금을 잇는 막강한(?) 라인업을 갖출 수 있게 된다.

◆M&A는 물 건너갔나

일단 이들 3개 증권사는 모두 21일 공시를 통해 전북은행 인수 추진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증권사들이 전북은행을 인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전북은행의 M&A는 시간문제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 대주주인 삼양사가 적극적으로 전북은행 지분 매각 의사가 있음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삼양사는 지난 21일 “사업 확장을 위해 현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 전북은행 매각을 상당기간 염두에 둬왔다”고 밝혔다.

현재 삼양사는 제약회사 인수를 검토하고 M&A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양사가 전북은행 지분을 매각하면 약 4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정태석 광주은행장도 ‘호남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전북은행과 합병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상태다.

또한 지난 5월에는 삼양사에 이어 전북은행의 2대주주인 미국계 오펜하이머펀드의 적대적 M&A설이 제기된 바도 있다. 오펜하이머펀드의 지분율은 당시 9.23%로 삼양사의 지분율 11.8%와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매입을 통해서도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현재 입장에서는 오펜하이머펀드의 M&A설은 그야말로 ‘설’로 끝나고 말았다.

이처럼 꾸준히 M&A설이 나돌고 있고 또 최대주주인 삼양사가 매각 의사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전북은행의 ‘주인’을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양사는 왜 팔려고 할까

삼양사가 전북은행은 매각하려는 이유는 뭘까. 공시를 통해 밝힌 것처럼 미래 산업에 주력하기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일까.

금융권에서는 이보다 더 큰 이유로 지방은행의 한계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는 2008년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를 대비해 증권사는 물론 은행들도 투자은행(IB)업무를 강화하는 등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그러나 지방은행들은 자통법이 시행되면 이에 대한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은행과 증권, 보험사간 업무영역이 파괴될 경우 금융시장의 중심축이 수도권 및 증권사로 더 빠르게 이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총 6개의 지방은행이 있다. 이 중 광주, 경남은행은 우리금융의 자회사이며, 제주은행은 신한지주의 자회사다. 전북은행은 부산, 대구은행과 함께 금융지주회사에 속해있지 않은 지방은행이다.

이들 3개 순수 지방은행의 충격은 금융지주회사 소속 지방은행보다 더 클 수밖에 없으며, 특히 전북은행은 나머지 2개 지방은행에 비해 영업권역의 상황이 더 나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양사가 전폭적인 지원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원이 있다 하더라도 자통법 시행 이후에는 영업환경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정광태 광주은행장이 전북은행과 함께 ‘호남은행’을 만들자는 것도 호남권의 열악한 영업환경을 하나로 묶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전북은행 인수효과는

전북은행 입장에서도 최근 거론된 3개 증권사에 인수될 경우 증권과의 연계영업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경우는 그룹의 기반이 호남지역이기 때문에 지역적 괴리감도 별로 없는 편이다.

또한 전북은행이 지방은행이라고는 하지만, 영업을 꼭 전북지역에만 할 필요는 없다. 전북이 주 영업 기반이지만, 영업구역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인수 후 전국적인 영업을 펼칠 수 있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 현행 은행법상 시중은행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4%까지 인수할 수 있으며, 금감위의 허가를 받으면 최대 10%까지 가능하다.

반면 지방은행은 당국의 허가 없이도 최대 15%까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우호세력만 확보가 된다면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 실제로 삼양사도 자체 전북은행 지분은 11.8%이지만, 우호세력의 지분이 약 30% 정도다.

은행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시중은행보다 지방은행이 유리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순수 지방은행인 부산은행도 롯데그룹이 14.11%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이며, 대구은행도 삼성생명이 7.26%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인 스몰캡 월드펀드(SMALL CAP World Fund, 7.87%)에 이어 2대주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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