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 막전막후] 독일 럭셔리차 자존심 대결… 쫓기는 BMW, 쫓는 다임러

입력 2013-12-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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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올 판매량 작년보다 10% 늘어 ‘사상 최고’

BMW는 항공기 엔진에서 자동차와 모터사이클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세계 최대 럭셔리 자동차업체로 부상했다.

구스타프 오토와 칼 라크, 마츠 프리츠가 지난 1916년 항공기 엔진 업체인 BFW를 설립하면서 회사의 역사가 시작됐다. 회사는 그 다음해 BMW로 사명을 변경했다. 구스타프 오토는 바로 내연기관을 처음 발명한 니콜라우스 오토의 아들이다.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하면서 베르샤유조약으로 항공기 엔진을 3년간 제조하는 것이 금지되자 회사는 모터사이클로 눈을 돌렸고 1929년 BMW Dixi를 생산하면서 자동차로 영역을 확대했다.

‘르망24시간’ 경주 등 각종 레이스를 휩쓸면서 BMW는 럭셔리 부문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아성을 위협하게 됐다.

양사가 본격적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것은 지난 1959년이다. 당시 다임러벤츠가 경영난에 고전하던 BMW를 합병하려고 했던 것. BMW에 자부심을 갖고 있던 소액주주들과 딜러, 직원들이 합심해 벤츠의 합병 시도를 막았다.

이후 절치부심하던 BMW는 오일파동이 한창이던 1975년 출시한 3시리즈가 폭발적 인기를 얻으면서 굴지의 럭셔리 자동차업체로 도약했다.

지난 1994년에는 영국 로버그룹을 인수했으나 계속되는 적자에 2000년 승용차 부문인 로버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랜드로버를 분리해 피닉스컨소시엄과 포드에 각각 매각했다. 1998년 롤스로이스 브랜드를 인수하고 2001년 미니를 출시했다.

BMW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상황 속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회사는 BMW와 미니, 롤스로이스 등 총 판매 수 184만5186대를 기록했다. 이언 로버트슨 BMW 판매ㆍ마케팅 총괄사장은 지난달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모터쇼에서 “우리의 올해 판매는 지난해보다 9~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 들어 지금까지 중국 판매는 약 20% 늘어났고 1만대 시장이던 한국에서는 3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세웠던 사상 최대치인 34만7583대 판매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델 라인업을 살펴보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치열한 경쟁 관계를 알 수 있다. BMW의 3시리즈와 벤츠의 C클래스, 5시리즈와 E클래스, 7시리즈와 S클래스가 각각 경쟁하고 있다. BMW의 소형차인 미니의 인기에 벤츠는 스마트로 대응하고 있다.

최고급 브랜드에서는 롤스로이스와 마이바흐로 경쟁을 펼쳤으나 계속되는 판매 부진에 마이바흐 단종이 결정되면서 BMW가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다.

BMW는 지난 9월 새로운 4시리즈 쿠페 모델을 출시하고 지난달 X5 SUV 신모델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임러, 中서 신모델 20가지 출시… 온라인 판매도

독일의 명차 자존심을 이끌던 다임러그룹이 글로벌 럭셔리 자동차 시장의 정상 자리 재탈환을 위해 신흥시장과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친환경 자동차 개발은 물론 선진국과 신흥시장에서 BMW를 제치겠다는 목표다.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를 보유한 다임러는 독일 럭셔리 자동차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손꼽히지만 최근 몇 년간 글로벌 매출 기준으로 경쟁업체인 BMW와 폭스바겐의 아우디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3분기 실적은 다소 개선됐으나 올해 전망은 BMW에는 약간 밑돌았다.

다임러는 지난 3분기 법인세, 이자 차감 전 영업이익(EBIT)이 22억3000만 유로(약 3조1784억원)로 전년 동기의 19억2300만 유로보다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01억 유로로 전년 대비 5% 늘었다.

회사는 실적 전망에서는 올해 EBIT 전망치를 75억 유로로 제시해 78억2000만 유로를 예상한 BMW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임러는 세계 최초로 휘발유 엔진 자동차를 발명한 칼 벤츠가 1883년 세운 ‘벤츠앤드씨에(Benz&Cie)’와 내연기관과 자동차 분야의 선구자인 고틀리프 다임러가 1890년 설립한 ‘다임러모토렌게젤샤프트’가 합병하면서 만들어진 회사다.

양사는 1926년 합병하면서 사명을 ‘다임러벤츠’로 변경했으며 회사의 간판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1936년에는 세계 최초의 디젤 승용차인 ‘메르세데스 260D’를 출시하는 등 다임러만의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1950년대부터 1965년까지 자동차 관련 부품업체를 인수·합병(M&A)하면서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1998년 다임러는 미국 ‘빅3’ 자동차업체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를 36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로버트 이튼 크라이슬러 회장은 “향후 3년 안에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회사는 크라이슬러 합병 후 사명을 ‘다임러크라이슬러’로 바꿨다.

이들의 합병은 벤츠 고유의 고급 이미지와 크라이슬러의 대량 생산 능력의 결합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인수 이후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던 다임러는 2007년 크라이슬러를 헐값에 매각했다.

인수 가격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74억 달러에 크라이슬러 주식 80.1%를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캐피털매니지먼트에 넘긴 것이다. 이후 회사는 사명을 지금의 ‘다임러AG’로 변경했다.

다임러는 현재 신흥시장과 젊은층을 공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는 향후 2년 동안 중국에서 20가지의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4일에는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처음으로 온라인 판매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다임러는 르노·닛산과 연료전지 자동차 제휴 개발에 나섰으며 미국 전기자동차 테슬라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회사는 2020년까지 무인 자동차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토마스 웨버 다임러 개발 책임자는 지난달 초 “럭셔리 자동차 업계 최고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2020년까지 무인 자동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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